볼보의 힘과 디젤의 폭발력의 만남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2008.05.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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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볼보 올뉴 S80 D5 시승기

옛날에 본 볼보의 광고가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자동차 3대를 위로 쌓아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맨 아래에 있는 볼보 자동차는 찌그러짐 없이 멀쩡하다.

볼보의 또 다른 기억 하나. 재미있게 본 한 영화 속 강한 힘을 자랑하는 주인공의 직업은 트럭 운전수. 그 주인공이 몰고 다닌 트럭의 메이커는 바로 볼보다.



굳이 이 광고와 영화 때문은 아니더라도 볼보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가장 튼튼한 차라는 이미지다.

◆실용구간에서 최대토크 나와
볼보의 힘과 디젤의 폭발력의 만남


이러한 느낌 때문일까. The 올 뉴 볼보 S80 D5를 시승하기 위해 차를 인도받았을 때 차가 무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처음 차가 나갈 때 다소 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를 운전하면 운전할수록 무겁다는 느낌보다는 볼보 특유의 펀치력을 느낄 수 있었다. 볼보의 힘과 디젤의 폭발력의 만남은 상상 이상의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볼보 S80 D5는 배기량 2401cc 직렬 5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직렬 4기통과 파워를 높이는 직렬 6기통의 적절한 타협점을 위해 볼보가 선택한 것이 바로 직렬 5기통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8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40.8kgㆍm이다. 특히 최대토크가 실용구간인 2000~2750rpm에서 나온다는 점은 볼보 S80 D5의 숨겨진 장점이다. 2000~2750rpm 구간에서 나오는 40.8kgㆍm의 저돌적인 파워는 가솔린 엔진을 얹은 S80 3.2(32.6kg·m)보다도 뛰어나다. 실용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나옴에 따라 고속이 아닌 중저속에서도 볼보의 힘을 만끽할 수 있다.

볼보 S80 D5의 힘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역시 고속도로 등 한적한 도로에서 순간 가속을 할 때다. 시속 100km 정도로 주행하다가 앞차를 추월하거나 뒤 따라오는 차와의 간격을 넓히고자 할 때 가속 페달을 밟아주면 마치 만화영화 등에서 터보 스위치를 켜면 차가 뛰쳐나가듯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속도를 높이는데도 볼보 S80 D5의 힘이 뛰어나다. 공식적으로 9초이지만 이보다 더 빠른 듯했다.

◆운전자 위주의 센터페시아



볼보의 플래그십 모델인 S80은 근사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다이내믹하고 콤팩트한 인상을 준다. 차량의 코너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됐으며 전체 프론트 부분 역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다. 또한 보닛도 강조된 곡선과 높아진 사이드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곡선형 디자인은 보행자의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볼보측의 설명이다. 중후한 디자인과 안락한 승차감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볼보가 올 뉴 S80 모델을 론칭하면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스칸디나비안 럭셔리(Scandinavian Luxury)’. ‘깨끗한 공기와 푸른 하늘 등 스웨덴의 광활한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움’을 볼보의 철학을 담은 것이다.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앞세운 볼보 S80의 실내 디자인은 불필요한 요소들을 최소화해 편의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좌석은 너무 부드럽지도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아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볼보 S80의 내부 시스템은 마치 자가운전자를 위한 자동차처럼 운전자 위주로 배치돼 있다. 차량의 운전 상태를 알려주는 메뉴들은 계기판에 있는 화면을 통해 나타나는데 이의 조정은 핸들 좌측에 있는 스위치로 조정이 가능하다. 이 화면을 통해 평균 주행속도, 주행가능거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한 센터페시아(Center Fascia: 대시보드 중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부분)도 눈에 띈다. 사람모양의 공조 시스템이 붙은 프리 플로팅(free-floating) 센터 콘솔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운전자 및 동승자의 iPod나 쿨링 박스 같은 액세서리 장비를 보관하고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블루투스 기능도 내장돼 있어 블루투스 휴대전화기인 경우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기자의 휴대전화기가 이를 받혀주지 못해 이용은 못해봤다.

옵션인 DMB 겸용 네비게이션은 여타 차량과 차별화돼 있다. 장착용 네비게이션들이 대부분 오디오 위치에 있는 것과 달리 볼보 S80의 네비게이션은 대시보드 위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터치형이 아니라 오직 리모콘으로만 작동된다. 운전자가 네이게이션을 작동시키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물론 그 이유때문에 불편함도 있다. 목적지 등을 입력할 때 리모콘의 상하좌우 버튼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볼보 S80 네비게이션은 또 시동을 끄거나 네비게이션을 정지시키면 대시보드 안으로 그 모습을 숨기기 때문에 분실의 위험도,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을 때 전방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BLIS 등 첨단 안정장치 장착

심플하고 우아한 고품격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라인을 가진 볼보 S80 D5는 안전에 있어서도 세계 최초 안전장치들을 대거 장착, 독보적인 안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차량의 사각지대를 체크해 안정적인 주행을 도와주는 사각지대 정보시스템 BL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 야간 곡선도로 주행 시 차량의 진행 방향으로 빛을 비춰주는 액티브 바이제논 라이트(Active Bi-Xenon Light)와 같은 첨단 안전장치를 장착해 능동적인 안전성을 극대화했다(이번에 시승한 차에는 액티브 바이제논 라이트는 장착돼 있지 않았다).



이 외에도 경추보호시스템 WHIPS(Whiplash Protection System)와 커튼형 측면에어백 IC (Inflatable Curtain) 등 이미 그 기술력을 인정받은 볼보 고유의 안전시스템도 대거 장착했다.

특히 BLIS는 양쪽 사각지대에 다른 차량의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다른 차량의 존재를 알려주기 때문에 도로 주행 시 차로 변경을 할 때나 후진을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후진 시 차량 뒤편을 감지해 주는 장치도 있는데, 이 장치는 물론 BLIS도 신경이 쓰이면 끌 수 있다.



볼보 S80 D5는 또 디젤 세단이기 때문에 경제성에 있어서도 탁월하다. 공인연비는 13Km(자동변속기 기준). 아무리 디젤이라고 하지만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다. 70리터인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약 9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디젤의 소리가 다소 느껴진다는 것. 소음 수준은 아니고, 고속주행에서 음향이나 대화에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타 디젤 세단에 비해서는 조금 큰 엔진 소리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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