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코스닥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코스닥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부실기업들의 실태를 이렇게 표현했다. 정상적인 매출이 적다보니 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적자가 누적되면 감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게 이들 한계기업들의 생존 방식이다.
지난달 31일 상장폐지가 예정됐던 기업 중 7개 기업이 극적으로 회생했다. 지난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무려 1000%가 넘던 한 기업은 불과 보름여 만에 잠식률을 40%대로 낮췄다. 대표이사가 주가조작으로 구속돼 있고, 경영진의 배임·횡령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이 회사가 어떻게 기적적으로 퇴출을 면할 수 있었을까.
이 기업과 함께 퇴출을 모면한 다른 코스닥기업도 같은 방법을 썼다. 이 업체는 3월12일부터 26일까지 4차례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백수십억원대의 자본을 늘려 600%대의 자본잠식률을 90%대로 낮췄다.
두 기업 주주들은 퇴출의 공포에서 벗어난데다 주가까지 급등, 콧노래를 불렀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장 관계자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퇴출될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연명하면 결국 코스닥시장만 혼탁해진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첫손에 꼽히는 게 시장의 건전화다. '고름은 둬도 살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아니라 벼락 증자와 감자라는 '꼼수'로 살아나는 기업은 코스닥을 병들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