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28일(11: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대우조선해양 (32,850원 ▲1,250 +3.96%) 인수전에서 치열한 '돈줄 확보' 경쟁이 예상된다.
후보군으로 떠오른 기업들은 대부분 자금조달이 어렵지 않은 'A급'으로 평가된다. 자체 보유한 '돈'이 많거나, 아니면 M&A를 위해 '돈을 모아본 경험'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보유현금이 많아도 6조원대 매각대금 조달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금융회사와 재무적투자자(FI)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후보군이 5~6군데에 달하고 있어 기업 한곳당 4~5조원을 금융권에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투자확약서(LOC) 단계에서만 금융권을 통해 15~20조원이 마련돼야 한다. 국내 전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가 전부 동원되어야 할 판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대한통운 인수전의 승리자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입찰시작 2년여전부터 금융회사들과 개별접촉을 통해 인수금융을 서둘렀다"며 "대우조선해양 역시 누가 어느 은행, 증권 혹은 운용사, 연기금과 공제회를 미리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금을 제공할 금융회사나 기관투자자가 제한돼 있다보니 인수 후보군들이 얼마나 빨리 투자확약을 받느냐가 중요한 인수전략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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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후보군들간 '옵션의 전쟁'도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은 당연히 가장 인수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에 몰리기 마련이고 여기서 제외된 후보군은 더 매력적인 투자조건이라도 내놔야 금융권을 움직일 수 있다. 은행에는 최대한 높은 금리를 약속해야 하고,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재무적투자자(FI)에게는 풋백옵션 등을 통한 수익률보장과 확실한 탈출전략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유상감자가 예정된 대한통운과 달리 원리금을 확보할 기간이 길다"며 "웬만해서는 FI의 지분투자를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은 6조30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매물의 담보가치가 우수한만큼 인수금융을 국내 금융권에서 소화하는 것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후보군에게 자금지원을 약속할 수는 없더라도 지원한 후보군이 숏리스트 등에서 아예 빠진다면 또 다른 후보군을 찾아나서는 이합집산도 가능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난해 두산의 밥캣 인수에 이어 유진의 하이마트, 금호아시아나의 대한통운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 4~5조원대의 차입, 유동화펀드 등이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마저 소화되고 난 후 인수금융시장에서의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달리 말해 하반기 나올 중대형 매물들을 살 기업들로서는 금융권에 손벌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