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 죽었다는 얘기 못들었다"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8.03.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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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희 위원장, '학원 24시간 허용' 옹호 발언 도마 위에

'학원 24시간 영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관련 조례안 개정을 주도해 온 정연희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소속인 정 위원장은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과 인터뷰에서 "성인들이 일을 하다 과로해서 죽었다는 얘기는 있어도 학생들이 공부하다 피곤해서 죽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학원 24시간 영업'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건강권은 자기가 지키는 것이지 국가가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이번 개정안을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런 시각에 대해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현인철 전교조 대변인은 "새 정부의 대학입시 자율화 정책으로 정규 교과과정 밖에서 입시 문제가 출제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학생들이 학원에 몰려갈 수밖에 없도록 해 놓고 학원 영업시간까지 풀어주면 학생들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등 80개 청소년단체들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의회 명분대로라면 청소년들의 음주와 흡연, 유흥업소 출입 등 유해환경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규제도 폐지해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위원장의 인터뷰를 지켜본 시청자들 또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며 비난하는 분위기다.


'박수열'이라는 시청자는 방송국 게시판에 "국가는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며 "아이들의 건강을 국가가 해하게 하면서 부모 관리 부실로 몰아갈 작정"이냐고 물었다.

김영오씨도 같은 게시판에 "학원이사장 출신으로서 오로지 사교육 시장의 이익만 대변하려고 시의원이 되셨느냐"고 묻고 "정 위원장님 의식수준이 참으로 대단스럽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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