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치락 뒤치락 총리 후보..결국 한승수로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08.0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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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고사ㆍ검증실패 등 난관.."인력 풀이 없다"

새 정부 국무총리 인선은 지난 15일 전후로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인사 청문회와 내각 구성 등을 내달 25일 이 당선인 취임전까지 마치기 위해 마련된 시간표였다.

이 당선인과 핵심측근들은 인수위 출범 이후 각계각층에서 국무총리 후보 추천을 받고 청와대 인사수석실의 주요인물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총리 후보 물색에 나섰다. 지난 10일을 전후해 3배수까지 압축한다는 게 1차 목표였다.



그러나 당초 일정은 보름 가까이 늦어졌다. 심지어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주중까지도 "정밀 검증에 10~14일의 시간이 걸리지만 총리 후보군에 대한 정보 제공동의서가 발송된지는 3~4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총리 후보자 지명이 1월 말까지도 늦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일정이라면 당선인 취임에 맞춰 내각 구성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우선 일정이 늦어진 것은 당초 유력한 총리 후보로 논의됐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총리직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당 원로 그룹 사이에서 '박 전 대표 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 일정은 더욱 늦어졌다.

이후 총리 후보로 떠오른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잇따라 총리직을 고사하면서 일정은 더욱 늦어졌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이 당선인의 인사스타일과 첫 인선이라는 부담감도 겹쳤다.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4일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신년 기자회견에서다. '자원외교' '글로벌 감각' 등이 총리 인선의 기준으로 제시되면서 그 전까지 논의선상에 오르지 않던 한 총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 총리 후보자가 경제전문가면서 동시에 유엔기후변화특사를 역임하는 등 글로벌 마인드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함께 이경숙 위원장과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 이원종 전 충북지사 등 3~4명으로 총리 후보군이 압축됐다.

후보군에게 정밀검증을 위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가 발송된 것은 지난 22일. 국세청의 과세자료, 행정자치부의 부동산 자료, 본인과 친인척의 재산자료, 경찰청 전과자료 등을 검토하는 10~14일에 걸친 폭넓은 검증에 들어갔다.



총리 후보 선정 작업이 급물살을 탄 것도 이때부터다. 24일 언론에서는 일제히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 특사를 유력 총리 후보로 보도했다. 일부 내정이 완료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 이명박 당선인은 지난 24일 한 총리를 서울 모처에서 직접 만나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국정운영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이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당시 인수위 측에서는 언론보도까지 나온만큼 내정된 총리 후보를 보다 빨리 발표하자는 의견이 제출된 반면 이 당선인측은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하자는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드디어 지난 25일 주 대변인은 "예상컨대 다음주 초쯤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밀검증을 위한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한 지 불과 3일만의 일다.

주 대변인은 지난 27일에는 "공직생활을 오래한 경우 기본적인 자료는 많이 있어서 제출한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변동만 보면 됐다"며 "총리 후보에 대한 검증은 클리어(완료)됐다"고 말했다.

한 총리 후보자의 경우 공개돼 있는 자료가 많아 검증을 빨리 완료할 수 있었으며 이 당선인 직접 면담 등 추가적인 절차도 무난히 마무리해 총리 인선을 완료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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