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대한통운 결합후 M&A시장 판도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01.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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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오일뱅크ㆍ대우조선 등 인수 노력 예상..GS도 오일뱅크 눈독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급부상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또다시 대한통운 인수를 결정지은 가운데 향후 인수.합병(M&A)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지방법원 파산4부는 17일 금호아시아나를 대한통운 (120,900원 ▲100 +0.08%)의 새 인수자로 사실상 확정했다. 차순위 후보로 STX그룹이 선정됐고 자체 자금면에서는 가장 우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현대중공업은 탈락했다. 또 금호아시아나와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한진그룹은 상대적으로 뒤쳐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통운 매각 이후 현대오일뱅크, 대우조선해양 등 향후 매물에 대해 각 그룹의 대응 전략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매각 절차가 잠정 중단되긴 했지만 아랍에미리트의 국제석유투자회사(IPIC, 지분 70%)가 내놓을 현대오일뱅크에는 현대중공업이 가장 가깝게 근접해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19.87% 확보한 2대 주주이자 대주주 지분 매각 시 우선인수권을 지니고 있다. IPIC로부터 35%의 지분을 넘겨받게 되면 경영권 행사도 가능해지는 것.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목표는 대한통운이었다기보다는 M&A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오일뱅크, 대우조선해양, 궁극적으로는 현대건설 인수에 닿아있는 만큼 향후 M&A 의욕이 고취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전 참여를 중도에 포기한 GS (44,200원 ▲250 +0.57%)는 향후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더 의욕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한진그룹은 금호아시아나 견제작업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지만 향후 S-Oil (70,400원 ▲100 +0.14%)을 통해 정유.유화 부문 사업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S-Oil의 주요 사업인 충남 서산 제2정유공장을 착공안이 조기에 재개되거나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Oil이 보유한 현금에는 자체 현금 보유액과 한진그룹이 S-Oil 지사주를 매입하면서 지불한 2조4000억여원 등이 포함돼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매각작업 속도조절이 관건이긴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의 매각작업에서도 주요 대기업의 인수 의지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방식의 대한통운 매각 이후 기존 주주(STX, 골드만삭스 등)의 보유 지분 처리방안도 관심이다. STX그룹은 차순위 후보로서 최종 매각 단계까지 대한통운 지분을 유지한 뒤 향후 자금 소요가 있을 때 순차적인 지분 매각을 계획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Triumph Ⅱ Investments)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대우건설, 대한통운 연속 인수에 따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금 소요를 측면에서 지원하며 지분 처리방안에 골몰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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