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휩쓰는 'M&A 테마'…"정치도 증시처럼"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7.12.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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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흐름 반영해 M&A 테마로 막판 승부...평가 엇갈려

증시에 대선 후보들을 '증권가 시각'에서 해석하는 트렌드가 형성돼 눈길을 끈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각 후보들이 막판 총력전에서 각종 '테마'를 형성, 전세를 역전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휩쓰는 'M&A 테마'…"정치도 증시처럼"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는 증시에서 가장 강력한 테마로 꼽히는 '인수합병(M&A) 테마'에 승부걸었다. 과거 '청계천 테마'를 통해 성공적인 최고경영자(CEO)임을 재확인시킨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내부 지분경쟁에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BBK 의혹'이란 악재에 휘말리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난국을 돌파할 묘수찾기에 골몰했고, 결국 최근 정몽준 의원을 영입하며 M&A 테마에 불을 지폈다.



정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우리나라를 미래로 이끌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한나라당 입당을 선언했다. 정 의원 입장에서 이는 '차차기'를 노린 승부수라는 해석과 함께 "손해보는 거래(딜)이 아니다"는 평가다. 이명박 후보 입장에선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과 M&A에 성공했다. "악재는 호재로 덮어야 한다"는 증시 격언과 일맥상통한다.

대선을 휩쓰는 'M&A 테마'…"정치도 증시처럼"
정동영 후보는 이인제 후보를 대상으로 M&A 테마를 형성하고자 했지만 성공 직전에 무산됐다. 이인제 후보측에서 당내 지분율을 50 대 50으로 요구하는 등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한 탓이다. 정 후보는 이 때문에 오히려 "그렇게 크지도 않은 딜을 성사시키지 못하나"는 '역풍'을 맞았으나 신흥 강자를 자처하는 문국현 후보의 영입을 추진, 다시금 M&A 테마군에 합류하게 됐다.



대선을 휩쓰는 'M&A 테마'…"정치도 증시처럼"
문국현 후보는 지배구조, 실적 등에서 단연 돋보이는 전문 CEO 출신 답게 'CEO 주가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나는 깨끗하다. 능력있다. 다른 후보와 다르다"는 '차별화 전략'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남다른 현실인식 능력을 발휘해 막판에 피합병을 통해 장외에서 장내로 진출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비록 피합병되지만 정 후보측의 상황을 고려할 때 높은 가격 등 우호적인 조건을 관철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을 휩쓰는 'M&A 테마'…"정치도 증시처럼"
이회창 후보는 정치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탈당, 후보 출마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과거 국민의 정부를 대신해 '황제주'로 거듭날 결정적인 계기를 '차떼기 악재' 등으로 잃어버린 이회장 후보는 절치부심했고 '독자경영을 통한 시장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자신이 만들다시피한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대선 후보로 나서 '상장폐지후 우회상장'이란 보기 드문 '테마'를 형성했다. 최근 심대평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해 '소규모 M&A'에 성공했지만 테마군으로 분류되기에 역부족이란 평가다.

대선을 휩쓰는 'M&A 테마'…"정치도 증시처럼"
경선불복이란 쓰라린 아픔을 지니고 있는 이인제 후보는 그동안 장외종목으로 전전했으나 이번에 재차 장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측이 M&A를 제시함에 따라 "아직 죽지 않았다"는 안팎의 평가를 얻게 돼 뜻밖의 '호재'를 누렸다. 하지만 장외에서도 그동안 거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잊혀졌었다는 점에서 대선 후 어떤 테마와 호재를 형성하게 될 지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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