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경준 3시간 조사 후 구치소 수감

양영권 기자 2007.11.1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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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7일 오전 다시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BBK 주가조작 및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김경준 전 BBK 대표를 서울구치소에 인치한 뒤 17일 오전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檢, 김경준 3시간 조사 후 구치소 수감


◇검찰, 변호인 입회 상태에서 3시간 동안 조사 = 16일 김씨를 미국 LA 공항에서 체포한 뒤 송환해 검찰로 데려온 검찰은 이날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약 3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조사 내용은 범죄인 인도 요청서에 적시된 주가 조작과 횡령, 여권 위조 혐의 등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호인을 입회시킨 상태에서 조사에 응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마감 시한까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자정을 넘겨 밤샘 조사를 할 의지가 있었지만 김씨가 피로를 호소해 일단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멀리서 오고 해서 일단 자정께 조사를 마치고 조서를 꾸몄다"며 "17일 오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거쳐 이르면 17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 최재경 특수1부장을 팀장으로 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김씨 송환에 대비해 구속영장 초안을 작성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최장 20일 동안 보강 수사를 벌여 김씨의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는 물론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BBK와 다스 지분 소유 의혹 등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검찰이 "최대한 신속히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혀 왔던 만큼 검찰이 대선 후보 등록일인 오는 25, 26일 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씨가 들고 온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의 연루 의혹 자료가 얼마나 신빙성 있는지가 수사 기간 단축 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활짝 웃는 모습으로 검찰에 나타나 = 한국시각으로 16일 LA 공항을 출발,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씨는 호송차로 이동해 오후 7시5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후 청사 현관에서 3분여 동안 서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한 뒤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 설치된 조사실로 향했다. 김씨는 곧 불고기 백반으로 식사를 했고, 박모 변호사를 접견했다.

김씨는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이었으며, 손에는 수갑을 찬 상태였다. 긴 비행 시간 때문인지 매우 초췌한 얼굴이었지만 수사팀을 향해 시종 일관 활짝 웃어 보이는 등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김씨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 말씀만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일부러 이 때 온거 아니에요. 민사 소송 끝나서 온거에요"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공작'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씨는 취재진들에게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은 듯 걸음을 늦췄지만 양 옆에서 수사관들이 팔을 잡고 이끄는 바람에 추가 발언을 하지 못했다.

김씨 취재를 위해 모인 300여명의 취재진들로 검찰 청사 주변은 상당한 혼잡을 빚었고, 취재 열기로 한때 포토라인이 무너지려 하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앞서 김씨를 태운 아시아나항공 OZ201편은 현지 시각으로 15일 낮 12시10분(한국시각 16일 오전 5시10분) 미국 LA공항을 출발, 예정시각보다 약 23분 빠른 16일 오후 6시7분(한국 시각)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법무부와 검찰 직원으로 구성된 호송팀은 김씨가 비행기에 탑승하자 마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일부 취재진이 이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김씨와의 접촉은 철저히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통상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입국 게이트 앞에서 30여초 동안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한 뒤 바로 호송차량에 태워져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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