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진실 알기에 말 않고 웃는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7.11.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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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진실 알기에 말 않고 웃는다?


올해 대선 최대 논란의 중심의 서 있는 김경준씨. 6년여만에 나타난 한국에서의 첫 모습은 의외였다. 입국장에서 슬쩍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던 김씨는 검찰에 도착해서는 아예 활짝 웃어버렸다. 마치 공연을 위해 입국한 스타가 환영인파 앞에 선 것도 같아 보였다.

진실을 알고 있는 자의 웃음일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실제로 주가조작에 연루됐는지, 이 후보가 BBK와 다스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사실인지 그는 알고 있다.



자신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이가 한국 대선 후보 중에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 우스워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거짓말에 놀아나는 모습이 재미있어서인지는 모를 일이다.

진실을 알고 있는 만큼 할 말이 많아 보였다. "한말씀만 할까요?" 입을 뗀 김씨. 그리고는 포토라인에 따라 이동하며 걸음을 최대한 늦췄다. 그러나 인터뷰를 막으려는 수사관들이 김씨의 양 팔을 거세게 이끌었다. 그 바람에 김씨의 상체가 뒤로 젖혀지기도 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가서야 김씨는 취재 열기로 북새통인 상황에서 기자들이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일부러 온 거 아니에요, 민사 소송 끝나서 온거예요." 뭔가 더 말을 하고 싶어 보였지만 김씨를 태운 엘리베이터 문이 성급하게 닫혔다.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나온 거물급 인사들의 발언은 정해져 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또는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하지만 김씨의 말은 자신의 혐의에 대한 입장 또는 자숙하고 있다는 상태의 표현이 아닌 '하필 이때'라는 세간의 정치적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발언이다.

어떤 발언이든 그의 발언은 정치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가 가져 온 자료들이 얼마나 그가 말하려는 '진실'을 뒷받침할지, 검찰이 김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드러낼 실체적 '진실'이 어떤 것일지 밝혀질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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