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한나라 삼성특검 '딴죽'… 난처한 신당

최석환 기자 2007.11.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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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거부권 행사-공수처법 연계..한나라 '盧 당선축하금' 포함 고수

청와대가 16일 정치권이 국회에 제출한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법안'과 관련, 2가지 조건을 걸고 나섰다.

우선 수사 대상이 지나치게 넓고,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수사 시간도 200일로 너무 길기 때문에 보완해야 한다는 것. 또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 국회 통과와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을 연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공수처 설치는 정치 발전, 공직비리, 권력부패 척결을 위해 매우 필요한 제도며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이번 국회에서 특검법과 함께 공수처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거부권 행사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겨냥, '2002년 대선자금'과 '최고권력층 로비자금(당선 축하금)'을 특검 수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함에 따라, 특검법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과 함께 국회에 특검법안을 제출한 대통합민주신당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특검을 포기하는 건 어렵다"고 전제한 뒤 "다만 특검을 진행하되 법사위라는 공식적 과정이 있으므로 법사위 내에서 여타 정치세력과 협의가 불가피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협의하고 토론하고 조율하는 것은 각 정당의 주장과는 상관없이 반드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렇게 통과시킨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했을 경우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온다"며 "이 모든 것을 감안, 3당이 낸 특검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되 조정이나 토론 협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최 대변인은 '청와대의 문제제기'에 대해 "이른 느낌이 없지 않다"면서 "우리가 판단해서 국회의 협상을 통해 진행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기국회 회기가 오는 23일로 마감되기 때문에 특검법안 처리와 관련해 남은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법안을 심사할 법사위의 경우 정기국회 종료 이틀 전인 21일에야 전체회의 일정이 잡혀있는 데다 21일 이전에도 소위원회가 매일 잡혀있어 전체회의 소집이 쉽지 않다는 것.

이에 따라 특검법안의 법사위 상정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21일 법사위에서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특검법안이 처리된다 해도 대통령 임명 등 관련 절차에 최소한 1∼2주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선 전에 특검 수사결과가 나오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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