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송환' 김경준 태풍 몰아치나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7.11.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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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최대한 신속하게… 대선 미칠 영향에 정치권 촉각

'6년만의 송환' 김경준 태풍 몰아치나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 김경준(41)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함에 따라 난마처럼 얽혀 있는 'BBK 의혹'의 실타래가 명확히 규명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씨 입국은 투자금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미국으로 도주한지 6년여만이다. 김씨는 2003년 4월 현지에서 구속돼 복역해 왔다. 당초 한국 송환을 거부해 왔으나 송환 거부를 위해 제기했던 소송을 취소, 한국행이 결정됐다.



◆어떤 물증 내 놓을까=관심은 김씨가 검찰에 내 놓을 '물증'이다. 그동안 김씨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 소유주임을 입증할 자료를 가져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 등의 친필 서명이 있는 '이면계약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 8월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01년 2월 21일 이 후보와 맺은 주식거래 계약서에 LKe뱅크와 BBK, e뱅크증권중개의 지분을 100% 이 후보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명기돼 있다"고 주장했다.



여러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이 후보와 BBK의 관계를 증명하는 물적 증거가 제시되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주가조작과 횡령이 BBK의 후신인 옵셔널벤처스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통합신당 측은 "김씨가 '주가조작'에 이용한 역외펀드 MAF에 LKe뱅크 돈 150억원이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01년께 집중투자됐고 시세조종 과정에서도 LKe뱅크 계좌가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BBK는 김경준씨가 설립해 운영한 독자적인 회사며 이 후보와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가 BBK와 관련해 2000~2001년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인터뷰 내용마저도 '오보'라고 주장한다.


이 후보의 형과 처남이 대주주로 있는 (주)다스의 실소유자가 이 후보인가에 대한 논란도 김씨의 진술 혹은 물증으로 결론나야 한다.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 이 후보의 권유 혹은 입김이 있었는지를 밝혀 내는게 핵심이다.

◆수사결과 발표는 언제쯤=검찰은 최대한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대선 후보 등록일인 25∼26일 전까지 어느 정도 가닥을 잡고, 12월 초까지는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우선 김씨에 대해 체포영장에 적시된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특경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빠르면 17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영장이 발부되면 최대 20일간의 구속 수사를 통해 이 후보 관련 의혹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금융조세조사1부와 특수1부 검사들을 주축으로 '특별수사팀'을 구성, 김씨 송환에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 금융조세조사1부는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특수1부는 한나라 대선.경선후보 고소.고발 사건 내용을 상당부분 파악하고 있다.

수사의 외연은 주가조작 등 '김씨의 개인비리'와 '이 후보와의 관련성'이라는 두 축으로 나뉘어 진행되지만 두가지 사안이 하나의 띠로 연결돼 있다. 수사 지휘는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이 맡는다.

한편 김씨는 이날 오후 도착과 함께 일단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귀국 첫날밤은 중앙지검 구치감 또는 서울구치소에서 보내게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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