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입에 달고 다니는 정동영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1.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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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고교내신 위주 선발, 영어교육 강화 등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요즘 "교육"을 입에 달고 산다. 최근 공개행보의 대부분은 교육현장 탐방이다.

초등학교를 방문해 "영어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하더니 5일엔 대학 입시 전면 폐지를 들고 나왔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3이 되는 2011년부터 '대입'을 아예 없애겠다는 말이다. 이날 경기도 시흥의 한국산업기술대학교를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대입 폐지 공약은 최근 며칠간 계속해 온 교육 행보의 결정판이다. 파격적 공약의 바탕에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문제 의식이 깔려 있다.

지난 2일 밤 일산의 학원가를 방문해 학원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초중고 학생들과 버스 속 대화를 나눴던 정 후보. 5일 산업기술대에서 "그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매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생활이 괴로우냐 즐거우냐" 물었더니 학생들은 일제히 "즐거워요"라고 답했단다. 정 후보는 "아마 어릴때부터 몸에 배서 그렇지 않겠나 싶었다"면서도 "밤12시에 아이들이 학원을 전전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가족이 행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정 후보는 수십년간 이어져 온 대입 중심 서열화 교육때문에 중등교육이 상당부분 망가졌다는 현실에 직시하고 전면적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중고생들은 우수한 교육환경에서 입시 걱정 없이 뛰어놀게 하고 대학생들은 지금보다 몇 배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게 하는 '학업량 역전' 방안이 여기서 나온다.


수능을 통과 여부만 묻는 자격시험으로 바꾸고 그나마 영어과목은 시험이 아니라 인증제로 대신하자는 것, 교원평가 도입과 교사의 학생평가권 강화 공약도 이런 맥락이다. 이 경우 대학입시의 최대기준은 '내신'이다.

동시에 대학개혁도 필수. 부실대학을 퇴출하는 시스템을 만들며 대학 장학금 규모를 늘리기 위해 대학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차기 정부 내에 우수 대학 10~20개는 추가 육성, 특정 대학에 지원이 몰리는 '병목현상'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자율형사립고 확대 정책에 대한 대립각도 뚜렷하다. 당장 대학입시 비용은 줄 지 몰라도 이미 초중고부터 서열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

정 후보의 교육정책 밑그림을 그린 연세대 김하수 교수는 "중산층 학부모들을 '우리 아이도 한 번…'이라는 유혹에 빠트리는 교활한 장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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