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제창(以朴制昌)' '이박제이(以朴制李)'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1.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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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등장으로 구도가 한결 복잡해졌다. 최소 '3자 구도'에다 '다자 구도' 가능성도 높다. 각 세력들은 새 구도에 맞는 전략을 짜느라 고심 중이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불리한 쪽을 주저앉히는 게 당면 과제. 핵심 전략은 '이이제이(以夷制夷)'다. 오랑캐로 오랑캐를 무찌른다는 뜻으로 한 세력을 이용해 다른 세력을 제어하겠다는 것.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에서 '이박제창(以朴制昌)' 전략이다. 박근혜 전 대표를 통해 이회창 전 총재의 기세를 꺾겠다는 복안이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측을 향해 머리숙여 사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박 전 대표측은 이 최고위원의 사퇴와 2선 후퇴를 전제 조건으로 놓고 있어 양자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전 총재측은 오히려 '이박제이(以朴制李)' 구상이다. 박 전 대표쪽과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보수 대연합'의 시동을 걸 수 있다는 것. 아직 박 전 대표측이 움직일 만한 명분이 없는 게 흠이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래저래 '캐스팅보트'로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박 전 대표측도 고민 중이다. "지금은 기다릴 때"(박 전 대표측 한 인사)라는 말이 갖는 함의가 적잖다. '이창제이(以昌制李)'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드러내놓지는 못하지만 이 후보로 힘들면 다음 타자는 박 전 대표라는 게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의 생각이다.

'넘버 3'으로 밀리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이창제이(以昌制李)'를 꿈꾼다. 이 전 총재의 상승세가 거침없긴 하지만 일단 이 후보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리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런 전략 모두 스스로의 한계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안타깝다. '이이제이'는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손 쉬운 전략이지만 이들의 구상은 남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


한편 지난 2일 집을 떠나 지방에 머물고 있는 이 전 총재는 5일 상경,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6일 입장 발표가 가능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상경과 동시에 이 전 총리의 생각이 어느 정도 흘러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관훈 토론 참석에 이어 경기 지역에서 강연을 진행하지만 서빙고(이 전 총재 집)에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는 하루다. 정 후보는 선대위 회의에 참석, 선거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한국산업기술대 방문 등 교육 정책에 힘을 쏟는다.



다음은 5일 정치권 주요 일정

[대통합민주신당]
- 중앙선거대책위원회(오전9시, 당사)
-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오전10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오전 8시30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
-의원총회(오후 9시20분, 국회 예결위회의장)



[정동영 후보]
- 중앙선거대책위원회(오전9시, 당사)
- 한국산업기술대 방문 및 기자회견(오전11시, 경기도 시흥)
- 한국교회갱신연구원 초청특강(오후3시50분, 대치동 서울교회)

[이명박 후보]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오전 7시30분, 프레스센터)
-경기도 사회복지사협회초청특강(오후 2시, 광명 종합복지사회관)

[권영길 후보]
- 창원, 마산 방문



[이인제 후보]
- 광주 방문

[문국현 후보]
- 국립현충원 참배(오전11시)
- 민생탐방 '문국현의 사람속으로'(오후2시, 명동 촛불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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