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스페어 후보론' 배경은 'BBK'?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7.11.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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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낙마 대비론..비주류 생존론 관측도

핵심은 'BBK'라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건 한나라당이건 이에 대한 의견은 다르지 않다. 17대 대통령선거를 두 달도 채 안 남긴 시점에 터진 '이회창' 변수에 대한 해석이다.

이명박 후보가 50%를 넘는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범여권 후보는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은 뜬금없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은 "이제 놀랍지 않다"는 쪽이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 전 총재의 정권 교체 의지는 매우 강하다. 역설적이지만 그가 출마를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명박 후보로는 힘들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

그 판단의 주요 기준이 바로 BBK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경선 이후 BBK 관련 의혹에 대한 보고 등을 들은 뒤 고민이 더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한 인사는 "BBK 관련 의혹이 불거져 이 후보가 낙마할 경우를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신당 소속 초선 의원도 "우리(신당)가 갖고 있는 자료보다 훨씬 결정적인 것을 저쪽(이 전 총재측)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고개를 저으면서도 정황까지 부인하진 못한다. 이방호 당 사무총장이 "지난번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측에 BBK 관련 계좌 정보를 제공했던 금융전문가 2명이 이 전 총재에게도 접근해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 것 역시 'BBK'가 주요 축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이 전 총재의 출마는 'BBK' 파장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 전 총재가 출마하더라도 이 후보와 이 전 총재가 '동반 완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후보가 '낙마'하지 않을 경우 이 전 총재가 버틸 명분이 없기 때문. 이는 이 전 총재 측근이 서상목 전 의원이 발한 '스페어 후보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반대로 이 전 총재의 출마는 곧 이 후보의 낙마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잖다. 신당의 한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이 후보의 지지층이 동요하게 된다"면서 "구도는 지금과 전혀 다르게 짜여진다"고 밝혔다.



한편에선 'BBK' 못지않게 한나라당 내 '비주류'의 조직적 움직임도 이 전 총재의 '힘'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을 위해서는 살아 남아야 하는데 그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것.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크지만 '우리' 없는 교체가 교체인지 의문"(한나라당 한 당직자)이라는 말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보수진영 전체의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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