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가 50%를 넘는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범여권 후보는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은 뜬금없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은 "이제 놀랍지 않다"는 쪽이다.
그 판단의 주요 기준이 바로 BBK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경선 이후 BBK 관련 의혹에 대한 보고 등을 들은 뒤 고민이 더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이에 고개를 저으면서도 정황까지 부인하진 못한다. 이방호 당 사무총장이 "지난번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측에 BBK 관련 계좌 정보를 제공했던 금융전문가 2명이 이 전 총재에게도 접근해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 것 역시 'BBK'가 주요 축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이 전 총재의 출마는 'BBK' 파장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 전 총재가 출마하더라도 이 후보와 이 전 총재가 '동반 완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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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낙마'하지 않을 경우 이 전 총재가 버틸 명분이 없기 때문. 이는 이 전 총재 측근이 서상목 전 의원이 발한 '스페어 후보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반대로 이 전 총재의 출마는 곧 이 후보의 낙마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잖다. 신당의 한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이 후보의 지지층이 동요하게 된다"면서 "구도는 지금과 전혀 다르게 짜여진다"고 밝혔다.
한편에선 'BBK' 못지않게 한나라당 내 '비주류'의 조직적 움직임도 이 전 총재의 '힘'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을 위해서는 살아 남아야 하는데 그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것.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크지만 '우리' 없는 교체가 교체인지 의문"(한나라당 한 당직자)이라는 말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보수진영 전체의 현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