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수능 영어시험 폐지하겠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0.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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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절감 위한 영어 공교육 강화 구상 발표

鄭 "수능 영어시험 폐지하겠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31일 "대입 수능시험에서 영어과목을 폐지하겠다"며 파격적인 교육공약을 내놨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가족행복투어'의 시작으로 서울 강북구 미아9동의 송중초등학교를 방문, 학부모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정 후보는 "대입 수능에서 영어 과목을 폐지하겠다"며 "대신 영어인증제를 도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 7월 발표한 '국가공인영어능력시험'이란 게 있다"며 "수능 시험 대신 말하기와 듣기, 쓰기를 복합적으로 평가한 이 점수를 제출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초등학교부터 배워온 영어를 단 2시간 시험으로 평가받는 단점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어공교육 강화도 약속했다. 현재 소수 학교에서 시범운영 중인 '방과 후 학교'를 전면화하고 모든 초·중·고에 '영어 랭귀지 스쿨'을 설치, 영어 사교육을 공교육의 틀에 흡수하겠다는 것. 이로써 연간 15조원으로 추정되는 영어 사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 후보는 미국 국방외국어전문대학의 연구결과를 인용, "한국 사람이 영어를 잘 하려면 초등학교부터 고3까지 2700시간 정도는 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영어수업 시간은 900여시간"이라며 "나머지 1800시간을 사교육비 시장에서 해결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공교육에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공약의 별칭은 이른바 '정.동.영'. '정부가 책임지고 동등한 영어교육'이란 뜻인데 정 후보측에선 이 이름을 브랜드로 삼아 공약을 대중적으로 알리겠다는 복안이다.

◇"교육부, 대학에서 손 떼야"= 정 후보는 또 "대학에 관한 한 교육부는 손을 떼야 한다"고 말해 집권시 교육행정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대학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겨달라"는 어느 학부모의 요구에 "(교육부는 대학에)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현재 5조원인 대학지원 예산을 10조원으로 늘리되 대학에 관한 한 (교육부는) 손을 떼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강남보다 강북에 신경을 써달라"는 요구에는 '우수공립고 300개 육성 방안'을 제시했다.



실업계 60개교를 비롯, 전국의 농·산·어촌과 군·구별 1개씩 우수고등학교를 지정하겠다는 것. 이들 학교에 연간 교육비를 현재보다 50% 늘려 지원하고 공모로 모집한 교장에게 교원 인사권을 보장, 학교의 자율권을 대폭 늘려주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이공계가 중요한데 과학교육 인프라가 너무 부실하다" "강남·북 교육 격차가 너무 크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숱한 공약을 내놓아도 결국 또다른 방식의 서열화일 뿐"이란 비판적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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