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규제에도 부동산 외국인 투자 봇물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10.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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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책에도 아랑곳 않고 외국인들의 현지 부동산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전문가를 인용, 30일 보도했다.

중국은 올초 부동산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억제하는 일련의 조치를 도입했다. 외국인들이 부동산 과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베이징에서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외국인은 주택 당국으로부터 베이징에서 1년 이상 유학 또는 근무한 사실을 입증받도록 했다. 또 외국인들은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하거나 주거 이외의 목적으로 구입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이는 비단 외국인만이 아닌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지의 교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교포들은 부동산 구입이 임대나 양도가 아닌 주거 목적임이 분명하다는 내용의 확인서까지 요구받는다.



그럼에도 부동산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최고 갑부들이 대부분 부동산 부자라는 점이 알려진 후부터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영국의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인 사빌스의 에릭 칸 사장은 "공급이 수요를 간신히 따라가고 있어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면서도 "부동산 부자들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베이징에서 6년간 살아온 호주 출신 변호사인 루콕은 얼마 전 3번째 주택을 구입했다. 2년 전 첫번째 주택을 매입한 이후 매년 한 채씩 늘려온 것이다. 그는 정부 규제를 빠져나가기 위해 2번째 주택부터는 어머니 등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해 사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라살레 은행의 안나 칼리파 시장조사팀장은 "중국은 단속 체계가 아직 확실하게 자리 잡힌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인들이 부동산 가격 인상의 주범이라는 인식은 잘못됐다"며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데다 부동산 시장이 원래 수요가 많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5%에 불과하고 이들은 또 대개 고급 주택 시장에만 투자하고 있다.

그는 "중국은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며 "그래야 투자 관행과 법적인 토대를 보다 공고히 하고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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