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상' 수준 넘어 '실전' 상황으로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7.10.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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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선행지표인 원재료 가격 큰 폭 상승… 각종 물가지표 '온통 빨간불'

물가가 '비상 상황'을 넘어서 '실제 전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이곳 저곳에서 나오는 물가 통계가 온통 '빨간불' 투성이다. 한국은행은 올 연말 3%대 돌파를 공식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생필품 값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허리띠를 더욱 옥죄고 있다.
이에따라 물가당국이 본격적인 물가잡기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분간 콜금리를 동결할 분위기인 한은도 금리 인상이라는 선제조치를 취하게 될 지 관심이다.

한은이 17일 발표한 '9월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가 8월보다 1.5%가 상승했다.



물가 '비상' 수준 넘어 '실전' 상황으로


7개월째 상승추세인데다 9월 상승률은 전월 대비 2.0%가 상승한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주고 있다. 전년 동월대비로도 4.7%가 상승해 지난해 8월 7.1%에 이어 1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물가에 대한 우려가 '불안' 수준을 넘어 '실제'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제유가에 의한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 9월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은 73.3달러로 8월의 67.4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기름값은 올들어 꺽일줄을 모르고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도 유가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이대로 가다가는 한은이 설정한 목표범위(2.5~3.5%)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월 생산자물가도 전월대비 0.7%가 상승, 지난해 8월(0.8% 상승)이후 13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고 전년동기 대비 수입물가도 7.4%가 올라 역시 지난해 8월(7.5% 상승) 이후 1년여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에서도 농수축산물 물가가 8월보다 4.6% 상승했다. 기름값은 지난 9월 전국 평균 ℓ당 가격이 1308.27원을 기록해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물가는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더해 주고 있다. 특히 생필품 가격의 상승이 예상된다.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에 따라 CJ제일제당이 밀가루 값을 13~15% 올려 빵과 국수, 라면, 과자 등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고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의 인상도 점쳐지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보다 2.1% 상승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 범위인 2%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에 3.0%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까지는 물가 목표범위를 2.5%~3.5%수준으로 정해져 있지만 (최근 물가 상승 추세가)진정될 기미가 안보인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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