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제는 '인플레이션' 수출 공장으로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1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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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향후 10년간 세계 인플레이션 주도할 것

중국 월마트에서 쇼핑을 하는 쉬 야칭씨는 요즘 심기가 불편하다. 62세인 그녀는 남편과 함께 매달 263달러의 퇴직연금으로 생활하는데,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땅콩 기름 가격은 요 몇달새 두배가 됐다. 다른 생활필수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그녀는 우유 소비를 줄이고 돼지고기를 콩으로 대체했다. 굶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하다. 쉬는 "물가가 너무 많이 빠르게 오른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쉬를 비롯한 중국인들의 한탄이 곧 미국의 월마트 고객들에게도 나타나는 등 중국의 물가상승이 전세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타임지가 최근(11일자) 보도했다. 값싼 물건을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중국이 아니라 물가상승을 수출하는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5달러짜리 스웨터, 25달러짜리 운동화, 100달러 이하의 DVD 플레이어는 갈수록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라 가격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때문에 "저비용의 생산을 통해 중국이 세계경제의 공상품 가격 안정을 주도했던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FRB) 의장 역시 "중국 수출품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최근 강조했다. 스코틀랜드 왕실은행의 벤 심펜도퍼 중국 전략가는 "지난 10년간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주도했다. 향후 10년간 중국은 인플레를 주도적으로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미국의 월마트에서 이같은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그 기운은 느껴진다. 초고속 성장하고있는 중국은 국제유가와 구리 철을 비롯한 수많은 소비자 가격을 수년간 견인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중국 안에서 매우 높은 인플레가 나타나고 이 문제가 해외로 전염되는 일이다. 인민은행이 올들어 5번이나 금리를 인상했지만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지난 8월 연율 기준 6.5%로 뛰었다. 10년래 최고 수준이다.

중국 정부와 일부 전문가는 소비자 물가 상승이 주로 고기 가격이 49%나 급등한데 따른 일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 물가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는데 이는 전염병으로 많은 돼지가 죽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다. 9월 중순 돼지고기 3만톤을 방출, 물가는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식표품만의 상승이 아니라는데 있다. UBS는 중국 부동산 가격이 연10%의 상승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해 중국 정부는 말과 달리 액션은 매우 강하게 내놓았다.

소비자 물가 발표 이후 휘발유, 물, 전기 등 국가가 통제하는 필수품 가격을 동결해버렸다. 인플레이션이 체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중국 정부는 밀가루 제조업자들이 불법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베이징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최저임금을 올릴 것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중국의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것은 값싼 노동력이었다. 2005년 중국 제조업의 인건비는 미국의 4%에 불과했다. 사정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중국 경제는 11.9%나 성장했다. 도시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지난 상반기에만 두자릿 수 올랐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제조업자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생산비의 압박을 느끼고 있다. 이는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중국 위안화강세와 맞물려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BNP파리바의 천 싱동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미국에 수입된 중국 공산품 가격은 0.1% 올랐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수입 가격은 이후 매달 0.3%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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