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보는 남북 정상회담 2박3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07.09.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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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과 2차례 정상회담-아리랑 공연-서해갑문 참관-개성공단 방문

'2007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 오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2박3일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언제 처음으로 대면할지, 언제 어디에서 정상회담을 가질지 등은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 있다. 김 위원장의 일정과 동선은 북측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극비 사항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과 만나기 직전까지도 비밀에 붙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날(10월2일)= 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으로 출발하는 날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8시 사이에 청와대 본관에서 공식수행원을 포함한 국무위원들과 간단하게 차 한잔을 함께 하며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가 끝난 후 본관 앞으로 나와 출발에 앞서 '국민들에게 드리는 인사말씀'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인사말은 5분 정도 길이로 남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소감과 마음가짐, 태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 대통령은 차량으로 북쪽으로 이동, 오전 9시를 전후해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 내외는 군사분계선 남쪽 30미터 전방에서 내려 도보로 60미터 가량을 걸어 군사분계선을 넘을 계획이다. 대통령이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 남쪽 환송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간단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분계선을 넘으면 북측에서 개성시와 황해북도를 총괄하는 책임자와 평양에서 내려온 몇몇 고위 인사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노 대통령 내외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 내외는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다시 차에 올라타 다시 평양으로 향한다. 평양에 가는 도중에 황해북도 서흥군 수복휴게소에 한 차례 들러 30여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는 이날 정오가 되기 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도착하면 30여분 정도 공식환영식을 갖는다. 공식환영식 장소는 조국통일 삼대헌장 기념탑 광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 내외는 사열을 받은 뒤 북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열대에 올라 분열까지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환영식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올 예정이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노 대통령은 공식환영식이 끝난 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 짐을 푼 뒤 이날 오후 우리나라의 국회라고 할 수 있는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1시간 정도 면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노 대통령은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3대 혁명 전시관 내에 중공업관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3대혁명이란 사상, 기술, 문화 혁명을 뜻하며 중공업관은 광업, 금속공업, 선박공업, 공작기계 등 북한의 중공업 현단계와 발전 실태를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노 대통령 내외는 중공업관에 다녀온 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목란관에서 베푸는 공식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이날 만찬 역시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주최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관심이다.



◆둘째날(10월3일)=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의 전례나 일정상으로 봤을 때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이날 열릴 가능성이 가장 높다.

정상회담이 이날 열린다면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간은 물론 형식과 장소 모두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북측 성격상 두 차례의 정상회담 모두 배석자가 최소한으로 참석하는 단독회담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정상회담 때 우리측 배석자는 청와대에서는 백종천 안보실장, 성경륭 정책실장, 내각에서는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등의 범위에서 북측 인사에 맞춰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문이 언제쯤, 어떤 형식으로 나오는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다. 7년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이튿날 자정이 다 되어서야 양 정상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공동선언문 발표를 자축할 수 있었다.

이날 오찬은 우리측 내부 행사로 이뤄진다. 노 대통령은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우리측 수행원들을 모두 초청해 오찬을 베풀고 간단하게 인사말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측 자체 행사인 만큼 의미 있고 비중 있는 메시지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격려 인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간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동안 권양숙 여사는 단독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우선 북측 여성지도자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인데 북측에서는 박순희 여맹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 고려의학과학원(의학 시술 및 연구기관)과 인민대학습당(도서관),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같은 시각 재계, 문화계, 학계 등 각 분야의 특별수행원들은 북측 해당 분야 인사들과 분야별 간담회를 진행하게 된다. 이 가운데선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게 될 재계 간담회가 경제협력과 관련 가장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에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인 아리랑 공연 관람이 이뤄진다. 노 대통령 내외와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5명 정도가 5·1경기장 주빈석(주석단)에 함께 앉아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아리랑 공연은 대개 1시간반 정도 길이다.

아리랑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인민문화궁전에서 우리측이 주최하는 답례만찬이 열린다. 아리랑 공연 자체가 어두워진 이후에 시작하므로 답례만찬이 시작하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리랑 공연과 답례만찬 모두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역시 김정일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지 초미의 관심이다. 양 정상의 회담 분위기와 결과, 성과에 따라서는 김 위원장이 아리랑 공연을 함께 관람하는 것은 물론 노 대통령이 주최하는 답례만찬에도 참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날(10월4일)=방북 마지막 말 오전에 노 대통령 내외는 마지막 날 오전에 노 대통령 내외는 남포시에 있는 평화자동차와 서해갑문을 참관할 예정이다. 서해갑문은 둑을 쌓고 3개의 갑문과 댐을 설치한 시설로 북한이 '자연개조사업'의 대역사로 대내외에 자랑하는 곳이다.

노 대통령은 서해갑문 참관 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 숙소로 돌아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환송오찬을 함께 한 뒤 공식환송식에 참석, 북측 인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개성공단으로 향한다.



노 대통령 내외는 함께 개성공단에 방문해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 가서 브리핑을 받고 업체 한 곳을 직접 시찰한 뒤 관계자들에게 간단한 인사말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 대통령 내외의 개성공단 방문은 TV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이 개성공단 방문을 끝내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시간은 오후 6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노 대통령이 귀환한 뒤 간단한 환영행사를 검토 중이나 장소와 시간, 규모 등이 정해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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