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예방 헌정회 원로들, '문국현'에 관심?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9.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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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회 방문해 "대통령도 헌법 지켜야"

11일 오전 을지로 서울시청 별관 헌정회 사무실. 헌정회 지도부들 사이에서 난데없이 범여권 독자 후보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화제에 올랐다.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친목모임이자 강한 보수색을 띤 단체. 한나라당 지지 성향으로 지난번 경선 과정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기도 했다.



문 후보를 주제로 한 대화는 도착이 예정보다 늦어진 이 후보를 기다리던 중에 오갔다. 이철승 회장 등 헌정회 지도부들이 범여권 경선 등 올 12월 대선을 화두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 한 원로가 "문국현씨가 준비하는 당은 어떻게 됐어요"라고 말을 꺼내며 자연스레 화제가 됐다.

함께 있던 한나라당 권기균 부대변인이 "아직 당은 아니고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모양"이라고 전하자 원로들 사이에서 문 후보에 대한 얘기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한 원로는 참석자들에게 "정치적 기반이야 없지만 최고경영자(CEO)로서 알아주는 모양이더라. 경영원리에서는 원칙도 있고 경영을 잘 했다고 한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다른 원로도 "신당의 이계안 의원이 문 후보한테 가 있는가 보대"라며 거들었다. 현대그룹 CEO 출신인 이 의원은 문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또 다른 원로는 일반 유권자들에게 낯선 문 후보의 취약점을 거론하며 선거전략(?)을 조언하기도 했다.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카터(미국 전직 대통령)처럼 집집마다 다니면서 '저 문국현입니다'며 알리든가 해야 한다"고 했다.


어느 원로는 "(문 후보가 정치권) 386들의 코드를 먼저 맞춘 건가, 386들과 함께 하겠다는 건가"라고 기자들에게 묻기도 했다.

문 후보에 대한 헌정회 원로들이 깊은 관심은 곧이어 이 후보가 도착하면서 갈음됐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헌정회 방문 자리에서 "확실히 헌법이 흔들리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며칠 전에도 말했듯 대통령도 헌법 아래 있고 지켜야 할 헌법이 있다"며 준법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은 국가와 민족의 지도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과 노선을 견지해달라"는 이 회장의 당부에 대한 답변이었다.

듣기에 따라서는 잇단 법 위반 시비를 낳은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이 후보는 "지난 10년은 가치관 혼란했고 건국 이념과 헌법정신이 혼돈된 시대였다"며 "새시대에는 헌법이 존중받고 어느 누구도 도전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헌법 아래 있다. 누구든 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제가 잘하겠다. 헌법도 지키고 단단한 바탕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헌법' 발언이 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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