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면 안 되는 성공에 대한 거짓말(2)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 2007.09.04 12:15
글자크기

[패션으로 본 세상]언변보다 식견이 더 중요

속으면 안 되는 성공에 대한 거짓말(2)


외모가 뛰어나면 성공에 유리하다는 오해보다 더 큰 오해는 언변에 관한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엔 오히려 언변이 유창(?)한 사람이 희한하게 무능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외모에 대한 오해보다, 언변에 대한 오해는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을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요지경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청산유수처럼 쏟아지는 횡설수설한 말들, 논의 주제를 혼탁하게 하는 기이한 댓구들, 날렵한 화투와 유려하고 장황한 표현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무런 통찰력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은 단언하건대, 유능하고 영리한 상사들의 미운 털이 될 운명이다.

아나운서같이 말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세상을 보는 눈이 있다면,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뉴스는 시사적 견해가 뚜렷한 기자출신의 앵커들이 진행하는 시대가 되었고, 음악프로는 음악적 식견이 뚜렷한 전문 DJ들이 진행하는 시대가 되었다.



깨끗한 용모로 말을 잘 이어나간다는 것은 요즘 세상에 그다지 특별한 능력이 되지 못한다. 어떤 방식으로 말할 것인가 보다는, 세상은 '도대체 당신의 견해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당신이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신입사원들을 보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정치경제적 사안에도, 견해는 커녕 별다른 관심조차 갖지 않는 사람이 많아 놀라곤 한다. '나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라는 것은 자랑 할만 한 것이 되지 못한다. 세상의 흐름에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중책을 맡길 만큼 어리석은 조직은 없다.

성공하려면 반드시 함께 해야 할 유능한 인재들은 견해가 빠진 엉터리 청산유수에는 결코 속지 않는다. 간혹 입사준비를 위해 '말하기 학원'같은 곳을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하지만, 글쎄, 과연 그런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직접 사회생활을 해 보면, 의외로 실력있는 사람들이 언변이 딸려 피해를 보는 일도 별로 없을 뿐 아니라, 실력없는 사람이 언변이 좋아 성공하는 일도 보기 어렵다. 사실 조직내의 소통이란 공식이 정해져 있는 것이어서, 충실한 자료조사에 통찰력있는 견해를 얹어 말하는 형태이므로, 실력있는 사람이 언변이 딸릴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러니 실력이 아닌 언변으로 어찌해 볼 생각은 애지녁에 버리는 것이 좋다.

하찮은 요소들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세상이 자신을 차별대우할까봐 염려하고 있거나, 혹은 세상이 자신을 특별대우 해 줄지도 모른다는 공허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의외로 공평하다. 세상은 우리를 특별대우 해주지도 않지만, 차별대우하지도 않는다. 전자에 대한 기대보다는 후자에서 희망을 보는 사람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 물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벽하지 않다. 간혹 기득권층의 낙하산 인사나, 자식의 군입대문제에 관한 편법쓰기 같은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된 경쟁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부디, 그런 것에 큰 신경을 쓰지 않기를 바란다.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성공에 가까워질수록, 그런 문제로부터는 누구나 자유로워진다는 점, 어느 날 부터는 신경도 쓰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쓰레기 같은 요소들은 잘 제거되지 않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성공을 방해할 힘도 갖지 못한다.

실력이 부족한데도 여타의 이유로 성공할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면 세상은 한없이 불공평한 곳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기회가 있는지는 몰라도, 굳이 그런 별난 길을 노리기엔, 다른 성공의 기회는 너무도 충만하다.

성공에 이르는 확실한 길은 오래 전부터 하나였다. 제대로 하고, 제대로 하기 위해 연구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는 것 뿐이다. 이 길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길이고, 가기만 하면 성공은 보장되는 확실한 길이지만, 별난 길을 찾으려는 사람에겐 왠지 지루해보일 수도 있다.

이 길이 바보같다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고루한 생각이라고 여긴다면, 이것은 가장 불행한 오해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연구하지 않았거나, 매진하지 않았다. 통계로 따져본다 하더라도, 외모나 언변으로 성공한 사람보다는, 이 길로 성공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간혹, 인간의 과시욕은 불필요한 왜곡을 낳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들 중 일부는, 그것이 자신의 노력의 열매라기 보다는 행운의 결과라 과시하는 것을 좋아해서, 엉뚱한 담론을 풀어놓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에 속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외모에 투자했다느니, 나는 어떤 화술을 갖추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사실 그의 매력을 증폭시키기 위한 마케팅적 코멘트에 불과하다. 정말로 그런 것 때문에 그가 성공했다면, 향후 2-3년내에 그의 명성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나를 초대해 줄, 누군가가 준비해 놓은 화려한 특급열차란 애초부터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올라탈 열차는 우리 스스로 준비한 것 뿐이다. 화려한 특급열차를 꿈꾼다면, 자신의 열차를 사랑하고, 그런 열차를 만드는 방법에 몰두해야 한다. 다행인 부분은 누구나 자신의 열차를 꿈꾸고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일주일에 몇 명씩 로또 부자가 탄생하고 있는 시대인데, 성공에도 행운이란 것이 따르고, 무언가 지름길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행운이란, 말 그대로 우리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더라도 찾아오는 것이다. 무엇하러 행운에 목을 매는가?

행운은 행운대로 찾아올 것이니, 오늘은 그야말로 제대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낙관적으로 보자면 우리들의 인생이란 참으로 풍요로운 것이다. 확실한 성공의 방법도 이미 알려져 있는데다가, 행운이라는 선물도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풍부한 열매가 기다리고 있다면 난관과 리스크는 마땅히 극복해 볼만하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기우인 경우가 많다. 현재의 완벽을 위한 어설픈 노력보다는 5년 뒤에 무르익을 나를 내다보는 마음가짐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