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둥글게 둥글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08.29 12:53
글자크기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처럼 '까칠한' 정치인도 드물다. '싸움닭' '비호감'이란 별명이 잘 말해준다. 정치인 노무현과 자주 비교도 된다.

바로 그 점이 정치적 자산도 됐다. "할 말은 하는 정치인 아니냐"는 열혈 지지자도 적지 않다.



그런 유 전 장관이 "둥글게 둥글게"를 외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9일 공개한 경선후보 홍보책자(브로셔)는 여백이 많은 파스텔톤 일러스트를 도입했다. 후보 얼굴 사진과 기호를 크게 배치하는 게 일반적 선거홍보책자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없다. 대신 유 전 장관으로 보이는 남자가 혼자 턱을 괸 채 고민하거나 휠체어를 탄 노인의 손을 잡아주는 그림을 실었다. 책자의 네 귀퉁이는 모두 곡선으로 깎았다. 이 역시 '둥글게 둥글게'의 일환이다.

변신의 이유는 뭘까. "(대선)판을 바꾸자면 누가 후보로 선출되든 본선경쟁력이 높아야 한다. 그러자면 이번 경선에선 네거티브 캠페인이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캠프 관계자)는 설명이다.

유 전 장관은 27일 열린 경선후보 토론회에서도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향한 공세에 가담하지 않고 오히려 덕담을 건넸다. 손 전 지사에게 우호적이라기보다 이 같은 '지론'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정책만 말하면 잘 보도되지 않는다"는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러나 "우리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경선이 자칫 비방·폭로전으로 흐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일관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후보간 검증공방이 아니라도 민주신당 경선은 선거인단 모집과정을 둘러싼 "대리접수" "구태정치" 논란에 조용할 날이 없다. 유 전 장관의 변신이 다른 후보들에게 '감동'을 주지못한 채 메아리없는 외침이 될 지 모른단 우려다.



유 전 장관은 이날 대통합민주신당의 시도당 개편대회를 위해 대구를 찾았다. 모교인 심인고에서 특강도 연다.
▲유시민 전 장관 경선홍보물 일부ⓒ유시민 선거캠프 제공▲유시민 전 장관 경선홍보물 일부ⓒ유시민 선거캠프 제공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