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에세이]오늘은 어제와 다르다

머니투데이 김영권 정보과학부장 겸 특집기획부장 2007.06.2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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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4):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법

[웰빙에세이]오늘은 어제와 다르다


아침 6시. 눈을 뜨면 기다렸다는 듯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다. 이젠 생체시계가 더 정확하다. 오늘도 새날이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어난다. 몸은 가볍다. 출근길에 나서기까지 1시간20분이 남아 있다.

나는 정확한 동선을 따라 움직인다. TV 뉴스를 켜고, 세수를 하고, 신문을 보고, 아들을 깨운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는다. 마음의 고삐를 잡고, 마치 슬로모션을 하듯 하나하나 모든 동작을 의식한다.



세수를 하며 물의 촉감을 즐긴다. 머리를 빗으며 얼굴 빛을 확인하고, 스킨을 바르며 그 향기를 느낀다. 잠시 베란다를 통해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맞는다. 생동하는 생명의 빛이다.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고, 행복을 느낀다.

집 밖을 나서면 발걸음이 가볍다. 아침 공기가 상큼하다. 오늘은 어제와 무엇이 다른지 살펴본다. 잘 보면 반드시 한두 가지 이상 발견할 수 있다. 하루하루 계절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와 다르다.



요즘에는 아침이 즐거운 이유가 2가지 더 늘었다. 하나는 FM라디오.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끼고 비몽사몽 듣는 묘미가 있다. 또 하나는 아침식사. 회사에 와서 간단히 때우는데 그것이 이상하게 식욕을 돋운다. 옅은 커피만 곁들여도 행복한 식탁이 된다.

이제 충분히 워밍업을 했으니 오늘의 전투를 시작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이 전투가 나는 재미있다. 매일매일 실전을 치르다보니 거기에 숨어있는 리듬이 드러난다. 나는 그 리듬을 타고 매 순간의 중심으로, 삶의 전장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지금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버려야 할 것과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을 가려내고, 핵심에 집중한다.


말이 전투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들을 물리쳐야 한다면 그것은 전투다. 나는 패자의 아픔과 절망을 딛고 앞으로 나아간다. 아니면 내가 승자에게 밟힌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그것은 나를 일깨우는 심오한 게임이다. 게임에 적은 없다. 대신 상대가 있다. 나는 상대를 존중한다. 그들은 내 삶의 한 부분이다. 나와 상대는 때로는 어우러지고, 때로는 부딪치면서 서로를 강화한다.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선택하고 에너지를 집중하는 과정에서 나는 업그레이드된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낫다.

마무리는 편안하다. 나는 긴장을 풀고 느슨해진다. 몸에 피곤함이 스미듯 마음에도 애틋한 시장기가 돈다. 2% 부족한 것같은 이 허기가 나는 좋다. 마치 맛있는 것을 앞에 두고 먹을까 말까 하며 즐기는 듯한 기분이다.

무언가를 채울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러니 지금 부족한 것을 다 채우려고 애쓰지 말 일이다. 오늘 밤 '오버'하지 말아야 내일 아침도 가뿐히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의 하루'를 이런 식으로 채워야겠다. 그건 쉽고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오늘도 '나의 전투'는 고단했다. 허둥지둥 시간에 쫓기며 살았다. 나는 지친 몸으로 잠자리에 든다. 마음은 번잡하다. 내일 아침에도 알람은 울릴 것이고, 나는 무겁게 몸을 일으킬 것이다. '나의 하루'를 달리 채우지 않는 한….

☞관련기사 보기
☞나의 하루(1)
☞나의 하루(2):10분의 행복학
☞나의 하루(3):하루에 30분만 생각을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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