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미-일-필리핀 첫 정상회담…"방위 공약 철통같다"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4.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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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필리핀 정상이 11일(현지시간) 3국 정상회의를 가졌다. /로이터=뉴스1미국, 일본, 필리핀 정상이 11일(현지시간) 3국 정상회의를 가졌다. /로이터=뉴스1


미국, 일본, 필리핀 정상이 3국 정상회의를 가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필리핀을 향한 미국 방위 공약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각) AFP·로이터·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가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첫 3국 정상회의를 진행한 후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3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보이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세 정상은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3국은 2025년 예정된 합동 해상 훈련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안 경비대 합동 순찰을 계획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리는 로이터에 "필리핀 군사 기지에 민간 재난 대응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리는 "지난 7일 합동 해상 훈련의 연장선으로 남중국해에서 더 많은 합동 순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국은 경제 협력도 강화한다. 특히 필리핀 루손섬의 경제 회랑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프로젝트다. 이 개발은 필리핀의 주요 지역에 대한 연결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필리핀의 항구와 철도의 현대화를 포함한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려는 맥락으로도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일본과 필리핀을 향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며 "앞서 말했듯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항공기, 선박, 군대를 향한 어떠한 공격도 우리의 상호방위조약을 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오늘 정상회의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와 이를 어떻게 함께 달성할 것인지를 정의할 기회"라며 "필리핀, 일본, 미국이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로 묶인 친구이자 협력국으로서 오늘 만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과 필리핀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에 대한 약속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맹국들과 다층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오늘 회담은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 나라 정상이 함께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필리핀 선박을 향해 도발을 이어가는 중에 진행된 것으로, 이번 회의에서도 남중국해 문제가 최우선 의제로 다뤄졌다. 일본 역시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이 기시다 총리의 국빈 방문 기간 자국의 명성을 더럽혔다며 반발했다. 마오닝 베이징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과 일본이 대만과의 해양 문제에서 중국을 공격하고, 중국 내정에 심각하게 간섭하고, 국제 관계를 지배하는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3국 정상 회담에 앞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비공개 양자 회담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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