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도권 빼앗자"… 빅테크 거물들, 피 튀기는 AI 경쟁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4.10 16:09
글자크기

인텔·구글, 엔비디아 'H100' 겨냥 자체 칩 공개…
MS·아마존, 기시다 방미 맞춰 對日 AI 투자 발표…
오픈AI·메타, '추론 기능 탑재' 새 AI 모델 곧 공개

전 세계 산업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센 가운데 미국 정보기술(IT)·반도체 업계가 새로운 AI 모델, 반도체 칩 등을 앞다퉈 출시하는 등 AI 시장 주도권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과 업체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인텔·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미 주요 기술기업들은 이날 일제히 AI 관련 신제품 출시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 세계 산업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센 가운데 미국 정보기술(IT)·반도체 업계가 새로운 AI 모델, 반도체 칩 등을 앞다퉈 출시하며 AI 시장 주도권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전 세계 산업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센 가운데 미국 정보기술(IT)·반도체 업계가 새로운 AI 모델, 반도체 칩 등을 앞다퉈 출시하며 AI 시장 주도권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먼저 인텔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칩 '가우디 3'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가우디 3' 시제품을 선보인 지 4개월 만이다. 인텔은 특히 '가우디 3' 성능을 설명하며 자사 칩이 엔비디아 제품보다 효율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우디 3으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빼앗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는 좋은 경쟁자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안을 원한다"며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에 따르면 가우디 3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보다 전력 효율이 두 배 이상이 높고, AI 모델을 1.5배 더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대규모언어모델(LLM) 훈련에서는 H100보다 1.7배 빠르고, 추론에 사용되는 엔비디아 'H200' 대비 1.3배 빠르다고 주장했다. H100은 엔비디아의 가장 인기 있는 AI 전용 칩 중 하나로, MS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다.

인텔은 가우디 3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다스 캄하우트 인텔 소프트웨어 부사장은 "(가우디 3이) 엔비디아의 최신 칩과 비교해 매우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H100의 후속으로 새로운 아키텍처 '블랙웰' GPU 기반의 AI 칩인 B100과 B200을 공개하며 올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인텔은 9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칩 '가우디3'을 공개하며 AI 칩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로이터=뉴스1 인텔은 9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칩 '가우디3'을 공개하며 AI 칩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로이터=뉴스1
구글은 엔비디아와 아마존을 겨냥한 자체 개발 AI 칩 최신 버전과 암(ARM) 기반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개했다. 로이터는 "구글은 그간 유튜브, AI, 자체 스마트폰을 위한 맞춤형 칩은 만들었지만, CPU는 만들지 않았다"며 ARM 기반의 서버용 CPU 출시로 아마존·MS 등 다른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에서 자사의 AI 전용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 신제품 'v5p'를 정식 출시했다. 구글 측은 TPU v5p가 자사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훈련하기 위해 개발됐고, 성능은 기존 모델보다 2배 더 뛰어나고 설명했다. 또 회사의 첫 ARM 기반 맞춤형 CPU인 '악시온(Axion)'이 서버용 CPU 시장을 주도한 인텔의 'x86' 기반 CPU보다 성능은 50%, 에너지 효율은 60%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악시온은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으로 스냅 등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와 아마존 등을 겨냥한 자체 개발 AI 칩 텐서처리장치(TPU)의 신제품 'v5p'의 최선 버전과 암(ARM) 기반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악시온(Axion) 공개했다. /사진=구글구글은 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와 아마존 등을 겨냥한 자체 개발 AI 칩 텐서처리장치(TPU)의 신제품 'v5p'의 최선 버전과 암(ARM) 기반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악시온(Axion) 공개했다. /사진=구글
MS와 아마존은 AI 기반 강화를 위한 대(對)일본 투자 계획을 내놨다. MS는 이날 일본의 클라우드 컴퓨팅 및 AI 인프라 강화를 위해 2년간 29억달러(약 3조9266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아마존은 워싱턴대학과 함께 1억1000만달러 규모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일본 기업·대학과 협력해 AI 혁신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투자 발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현지 기준 10일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AI, 반도체, 우주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생성형 AI 모델 개발도 치열하다. FT에 따르면 오픈AI와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기업)은 기계의 '초인적 성능'을 위한 중요한 단계인 추론과 계획이 가능한 새로운 AI 모델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메타의 조엘 피노 AI 연구 담당 부사장은 FT에 "LLM이 말하는 것뿐 아니라 (인간처럼) 실제로 추론·계획하고 기억할 수 있게 작업하고 있다"며 새로운 LLM '라마3'이 몇 주 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의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도 FT에 "차세대 GPT는 추론과 같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전을 보일 것"이라며 생성형 AI '챗 GPT'에 새롭게 적용될 LLM 'GPT-5'를 곧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