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北유엔대사 "화물선 내놔라…美 행동 주시할 것"(종합)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2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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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본부서 이례적 기자회견…美 "대북제재 유지" 일축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 사진=뉴스1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 사진=뉴스1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한 미국을 규탄하며 선박을 지체 없이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국가 소유이자 공화국의 자산"이라며 이 같이 촉구했다.



약 15분간 영어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미국이 미국법을 근거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미국령 사모아로 견인해간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은 불법적이고 무도한 짓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이번 사건은 북한에 대한 극단적인 적대 정책의 산물"이라며 "이런 대북 조치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6.12 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북미 관계를 설정했다”며 "미국의 조치들은 싱가포르 합의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모든 행동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직후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망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 대사는 "이번 회견은 미국의 화물선 압류에 관한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북한이 유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연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이번 화물선 압류 사건을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날 북한의 화물선 반환 요구를 미 행정부는 즉각 일축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김 대사의 기자회견 직후 "유엔 안보리가 결정한 대로 국제적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고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언급을 거부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 9일 미국 법무부는 북한 석탄의 불법 운송 등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하고 선박을 압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북한과 시에라리온 국적으로 이중 등록된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산 석탄 약 2만5000톤을 실어 나르다 지난 4월1일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다. 이후 미국이 넘겨받아 미국령 사모아의 수도 파고파고 항구로 예인했다.

이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미국에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반환을 요구해왔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김 대사 명의의 항의 서한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김 대사는 서한에서 “(미국의 압류 조치는)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며 “미국의 날강도적 행위로 인해 조선반도에 미칠 후과에 대한 세계적 우려가 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이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 정세 안정에 이바지해야 하며 유엔의 공정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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