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뉴욕 간다…"ISS 잡아라"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5.06.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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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효과 설명 위해 CEO가 직접 ISS 뉴욕본사 방문 계획…ISS 반대해도 합병안 통과 가능

최치훈, 김신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대표이사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주총 안건 분석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미국 뉴욕 본사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내달 초 나올 ISS 보고서가 외국계 투자자들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제일모직 (150,100원 ▲100 +0.07%) 합병의 당위성을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2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조만간 CEO(최고경영자)가 ISS 미국 뉴욕 본사를 찾아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최치훈 사장 등이 ISS를 상대로 설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ISS는 전 세계 상장사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들에게 보고서로 제공하는 의결권 자문업체다. 수많은 나라에 투자하는 글로벌투자자들은 각국 개별 기업의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ISS보고서 권고대로 주총에서 찬반을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ISS보고서는 7월7일을 전후해 나올 예정이다. 현재로서 ISS는 삼성을 공격하고 있는 미국계 펀드 엘리엇어쏘시어츠LP(이하 엘리엇펀드)의 편을 들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통상 자산 가치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하기 때문에 주가를 기준으로 한 현재 합병비율을 부정적으로 볼 소지가 있다.

ISS가 지금과 유사한 사례 때 실제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2013년 엘리엇이 미국 석유업체 HESS 경영진을 집요하게 공격할 당시 ISS는 엘리엇의 편에 섰고 기존 경영진은 엘리엇의 요구를 수용해야만 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 앞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 앞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상황은 만만치 않지만 삼성으로서는 일단 ISS를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측은 우호 지분(KCC 포함) 19.8%에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표를 던진다고 해도 30% 정도를 확보할 뿐이다.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2/3 이상, 전체 의결권의 1/3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삼성물산은 ISS에 다방면의 자료와 데이터를 제공해 합병 시너지 효과를 설명해나간다는 계획이다. 2013년 KB금융은 경영진이 갈등을 빚은 사외이사의 해임을 노리고 ISS에 내부정보를 건 낸 혐의로 당국의 징계(금융지주회사법 위반)를 받기도 했지만, 삼성물산은 금융과 무관한 일반 기업이라 이 같은 법적 제한은 없다.

물론 삼성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ISS가 예상대로 합병에 부정적 보고서를 내놓는다고 합병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계 투자자 지분(26.7%) 대다수는 반대하겠지만 국내 기관 투자자(약 10%)를 비롯한 일부 개인투자자 등의 추가 찬성표를 이끌어내면 40%대 이상의 찬성으로 합병안이 통과될 수 있다. 주총 참석 지분율 약 70%를 가정하면 합병을 위해서 47%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어떤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더라도 합병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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