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덕에 반등한 증시…추가 상승하려면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0.04.05 11:23

[주간증시전망]

국내 증시는 단기 반등 이후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외국인의 22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맞선 '동학개미운동'으로 지수는 2주 연속 반등에 성공했으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글로벌 코로나19(COVID-19) 확산세 진정,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 감산 합의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다음 주부터 시작될 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오는 7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증시 향방을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학개미' 덕에 반등한 코스피…추가 상승은 1분기 실적·코로나19 진정세에


(인천공항=뉴스1) 이동해 기자 =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0.59 포인트(0.03%) 오른 1725.44, 원·달러 환율은 2.6원 오른 1230.9원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5.31 포인트(0.94%) 오른 573.01으로 장을 마쳤다. 2020.4.3/뉴스1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1650~1750선을 횡보했다. 외국인은 꾸준히 매도세를 이어갔으나, 개인은 2조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힘썼다.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6000억원어치 순매도한 1일을 제외하고 코스피 지수는 1700대에서 마감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연이은 '바이(Buy) 코리아' 행렬과 경기 침체 우려에 각국 정부가 내놓은 금리 인하, 양적완화, 재난소득 지급 등 경기부양책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방향성과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가늠하며 보인 관망세도 한몫했다.

추가 상승 여부는 이번 달부터 발표될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과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진정세에 달려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특히 이번 실적발표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증시 펀더멘탈(기초체력) 타격 정도를 가늠하는 첫 번째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눈은 역시 '삼성'…영업이익 6조원 넘을까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주주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2020.3.18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이 쏠린 기업은 역시 삼성전자다. 오는 7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시장 전망치는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6.2% 늘어난 55조6217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거의 유사한 6조2381억원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 추정치인 6조3000억원을 밑돌더라도 최저 추정치인 5조6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는 153조4000억원, 1분기만 보면 28조80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김용구 연구원은 "가늠할 수 없는 글로벌 실물경제 셧다운(봉쇄) 후폭풍과 애널리스트 등이 실적 눈높이 하향조정이 미진할 것을 고려할 때 발표 실적의 시장 기대치 부합 가능성은 미미하다"며 "현 코스피 지수는 올해 영업이익 100조원 턱걸이 가능성을 선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충격이 소강 전환될 분수령을 1분기 확정실적 20조원대 안착 여부로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어설 지에 주목하고 있다.



'실업 대란' 벌어진 미국…코로나19 확진자 30명 돌파


그러나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 OPEC+ 감산합의 연기 등 추가 변수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5일 오전 5시 기준(한국시간)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0만1902명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사망자수는 8175명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일반 상점 폐쇄 등 셧다운이 본격화되며 '실업 대란'까지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70만1000명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감소폭은 2009년 3월 이후 11년만에 가장 컸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실업률이 32%까지 오른다면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 수준이다.



OPEC+ 감산 합의 난항 예상…이달 8~9일로 연기 가능성↑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교외 노보 아가르요보의 관저에서 기업인들과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재로 재개된 OPEC+ 감산 합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4일 로이터통신은 오는 6일로 예정된 OPEC+ 긴급회의가 8~9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OPEC+는 오는 6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최근 폭락한 유가와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증산 경쟁을 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일정이 며칠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달 OPEC+회의에서 러시아의 추가 감산 반대로 감산 합의 연장에 실패한 바 있다. 러시아가 산유국 간 감산이 미국 셰일오일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후 사우디는 산유량을 사상 최대 규모인 하루 1200만배럴까지 끌어올리며 증산에 돌입했다. 이에 배럴당 60달러대였던 유가는 20달러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수보다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조정받더라도 기관 매수가 유입될 수 있는 시총 상위 대형주와 언택트(비대면) 소비 관련 기업, 1분기 실적 호전주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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