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협상은 결렬됐지만, 한국 증시의 파장은 막대했다. 2008년 연초 1800선이던 주가는 당해 10월 1일 장중 892.16까지 급락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금융위기였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효과 등으로 국내 증시가 8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날대비 코스피 108.51p(7.44%) 오른 1566.15p, 원/달러 환율 39.2원 내린 1246.5원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39.40p(9.20%) 오른 467.75p로 마감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최 센터장은 "생산과 소비가 중단됐는데, 증시가 하루 반등했다고 해서 바닥이라고 볼 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이동과 교류 제한이 지속되면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위기가 가시화된 것은 아니다. 그는 "부도 위험과 실제 부도는 다르다"며 "당연히 현금 흐름이 어려워지면서 신용위험이 커질 텐데 이를 정책적으로 잘 풀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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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전체의 35%에 달한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국내 기업 중 3분의 1이 돈을 벌어서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 센터장은 "죽어가는 기업을 모두 살리는 것은 모럴 해저드 등의 문제가 있지만, 단순히 유동성 부족에 빠진 기업은 정부가 돈을 풀어 구해야 한다"며 "지난주 채권안정펀드 등이 나왔지만 단기자금 시장에 추가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가계 부채와 직결된 부동산 가격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금융과 가계부채에 타격이 생겨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통제가 어렵다"며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여러 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동시에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 센터장은 "현재 각국 정책으로 신용위험을 막으려고 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에서 큰 충격이 없다면 국내 요인으로만 1100선까지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예측할 수 없어 증시 변동성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 사진제공=SK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