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집어삼킨 '코로나19' 판데믹 공포, 그래도 희망은 있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3.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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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로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7.88포인트(3.30%) 내린 1,987.01로 장을 마감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로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7.88포인트(3.30%) 내린 1,987.01로 장을 마감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세 속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외국인이 일주일 간 3조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2200선을 유지하던 코스피 지수는 순식간에 1980선까지 주저 앉았다.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을 너무도 쉽게 내줬다. 특히 일주일 새 낙폭은 8.1%에 달해 2011년 8월 유럽 재정위기 이후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는 이제 국지적 이슈에서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자리했다.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판데믹(Pandemic)'이 임박하면서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커플링 현상도 강해지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29일 코로나19의 세계적 위험도를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한 단계 올리기도 했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낯선 질병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코로나19가 실물경기에 전염될 것을 우려한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증시 저가 매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2000선 아래에서는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높아지는 정책 기대감…Fed 구두 개입도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7.28포인트(1.39%) 떨어진 2만5409.3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4.54포인트(0.82%) 내린 2954.22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89포인트(0.01%) 오른 8567.37로 마감했다.

지난 일주일(5거래일) 간 다우지수는 12.4%, S&P 500 지수는 11.5% 급락하며 각각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폭락하면 공식적인 조정국면으로 본다.

공포가 가득하던 뉴욕증시가 다소 진정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덕분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동원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사실상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고했다.


뉴욕 증시가 코로나19 판데믹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과감하게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이다. 이전까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번번히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이어가던 모습이 180도 달라졌다. 세계적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연중 3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할 계획이다. 1차적인 추경 규모는 6조2000억원 정도로 언급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대출우대금리(LPR) 조정에 나섰으며, 공식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 또한 인하가 예상된다.

코로나 공포 vs 정책 기대·저가 매수세
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ㄱ니자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ㄱ니자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코로나19에 따른 공포와 정책 기대감이 서로 팽팽히 맞서는 국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전문가들이 펀더멘털, 실적에 기반해 1차 지지선이라 언급한 2050선은 무참히 깨진 만큼 2차 지지선 1950선이 지켜질 지도 관심사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이번 코로나19 관련 실물경기 파장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수준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 당시 밸류에이션 저점 레벨(Per 0.82배)을 하향이탈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급속히 침체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 주요국 정책옵션, 실물경제 타격을 선반영한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지수는 1950선을 전후해 소강전환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50선은 지난해 7~8월 G2 무역전쟁과 R(세계 경기침체)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던 시기 지수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 0.8배를 하회하며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투자자 심리 불안은 진행형"이라면서도 "미국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며 2회 이상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고, 외국인 투매에도 원화 약세가 더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글로벌 재정·통화 정책의 조기 집행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코스피 2000선 하회시 저가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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