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과 남미의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 오는 6월 개최 예정이었던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과 '코파아메리카'(콜롬비아·아르헨티나 개최)가 모두 2021년으로 연기됐다.
유럽과 남미의 축구 스타 플레이어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이 대회는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에 버금가는 국가 대항전으로 TV 시장에서도 빅이벤트로 통했다. 특히 '유로 2020'은 대회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유럽 12개국의 12개 도시에서 초대형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만큼 업계의 기대가 컸다.
두 대회의 개최에 맞춰 판매전략을 세웠던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2020 도쿄 올림픽' 연기론까지 구체화되면서 TV 업계에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연간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최대 500만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2020과 코파아메리카 연기가 결정된 이후에는 아직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출하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북미와 유럽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가 잇따라 임시 휴점에 들어간 것도 악재다. 북미에서는 베스트바이 등 오프라인 매장의 TV 판매 비중이 온라인과 맞먹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폐쇄 충격이 국내 시장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업계 일각에는 글로벌 TV 판매 규모가 이미 5년째 2억30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된 만큼 판매가 크게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분기 블랙 프라이데이 전후로 프로모션을 통해 상반기 부진을 털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QLED 8K'와 '더 프레임' 등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LG전자도 AI(인공지능) 기능을 한층 강화한 '올레드 TV'로 반전을 노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역성장할 것"이라며 "올 한해 TV 사업 성적은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빨리 종식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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