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패닉증시에도 무덤덤 "목표수익은 10%…손절매는 없어"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배규민 기자, 김훈남 기자, 조한송 기자 | 2018.02.26 04:15

[실버VVIP 투자 엿보기①]파생상품등 낯선상품 기피…'잃지않는 투자' 철칙 지켜

편집자주 | 가상통화에 반토막 나고, 급락 증시에 치인다. 손에 쥔 것 없는 청년, 은퇴준비라곤 돼 있지 않은 중장년들의 흔한 비극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속에 다진 경험과 자산을 바탕으로 거액을 굴리는 이른바 '실버VVIP'들의 세상은 다르다. 이들의 투자세계와 전략을 들여다본다.


[MT리포트] 실버VVIP 투자 엿보기 ☞ PDF로 보러가기

올해 희수(喜壽)를 맞은 77세 사업가 백진욱씨(가명)는 A증권사 주식 계좌에 54억원을 굴리고 있다. 은행 잔고를 합치면 금융자산만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백씨는 현재 주식에 42억원, 채권에 4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펀드는 3000만원 정도만 가입했다. 1년 수익률은 11.5%. 최근 증시가 조정을 겪으면서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백씨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계좌를 관리해주는 증권사 PB(프라이빗뱅킹) 직원에게 시황 전망조차 묻지 않았다. 오히려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더 하락하면 추가 매수할 계획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수십억원대 금융자산을 보유한 65세 이상 노년층인 '실버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극소수 상류층)'가 PB점의 '큰손'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생) 거액 자산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실버 VVIP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버 VVIP는 오랜 동안의 투자 경험을 주춧돌 삼아 요즘 같은 변동성 증시에도 부화뇌동하지 않고 '잃지 않는 투자'를 한다.

이들은 파생상품처럼 복잡한 투자 구조를 갖췄거나 낯선 상품을 기피한다. 잘 알려졌고 성장성이 높으며 믿을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걸 선호한다. 또 목표 수익률을 10%대로 삼거나 경제위기 등이 엄습하지 않는 이상 '손절매'를 하지 않는 등 자기만의 투자 원칙을 고수한다.

이들은 안정성을 중시하지만 성장성이 둔화되는 주식은 좀처럼 손을 대지 않는다. 삼성전자도 주가에 비해 성장성이 크지 않아 매수를 줄여가고 있다.

최고급 실버타운인 서울 광진구 소재 ‘더클래식500’ 입주자들을 상대하는 김형표 NH투자증권 건대역 WM(자산관리)센터 팀장은 "실버 VVIP들이 최근 방어주 성격이 강한 한국전력, 삼성물산 등을 선호한다"며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아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준다"고 전했다.


특이한 점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 손절매 기준을 따로 두지 않는다. 김 팀장은 "주가가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중간에 팔 주식을 사지 않기 때문"이라며 "목표 수익률은 생각보다 낮은 10%대 안팎으로 잡고,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타이밍을 잘 잡는다"고 귀띔했다.

해외 주식 직접투자도 선호한다. 해외주식은 주식 투자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22%를 물지만 종합소득과세(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 분에 대해선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에 포함시키지 않고 분리과세 한다. 소득이 많은 실버 VVIP로선 해외 주식 투자가 절세 수단으로도 매력적이다.

또 실버 VVIP는 전직 CEO(최고경영자), 고위 공무원 출신이거나 전문직에 종사한 인사들로 정보력이 매우 뛰어나고 세계 경제 흐름을 꿰뚫고 있어 해외 주식에 대한 선호가 강한 편이다.

김명실 미래에셋대우 건대역 WM 선임매니저는 "분기마다 배당을 많이 하는 보잉이나 아마존, 구글처럼 미국 대표 기업 주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 선임매니저는 "이자소득 비과세인 브라질 국채를 수십억원 보유하고 있는 한 고객에게 브라질 경제 상황이 불안한 만큼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 고객은 그동안 벌은 이자수익과 비과세로 절세효과를 거둔 걸 고려하면 원금을 까먹어도 괜찮다고 말했다"며 "일반인과는 재테크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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