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헤지펀드에 돈 몰린다" 사모펀드에 빠진 실버세대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8.02.26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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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VVIP 투자 엿보기⑥]변동성 관리 + 고수익률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어

편집자주 가상통화에 반토막 나고, 급락 증시에 치인다. 손에 쥔 것 없는 청년, 은퇴준비라곤 돼 있지 않은 중장년들의 흔한 비극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속에 다진 경험과 자산을 바탕으로 거액을 굴리는 이른바 '실버VVIP'들의 세상은 다르다. 이들의 투자세계와 전략을 들여다본다.

[MT리포트]"헤지펀드에 돈 몰린다" 사모펀드에 빠진 실버세대


"70대 이상 고객들은 안정적인 변동성 관리와 수익률을 함께 추구하는데, 이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고 주식 투자수익에 대한 절세혜택도 가능한 게 가장 큰 혜택입니다"(A증권사 강남지점 PB팀장)

최근 주식 투자 비중이 큰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65세 이상의 실버 VVIP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고액자산가 중 실버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가운데 이들이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헤지펀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WM지점 PB는 "고액자산가 가운데 젊은 기업 CEO(최고경영자), 자영업자 일부를 제외하고 노년층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 신규 가입 고객 중 60대 전후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헤지펀드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레버리지 200% 이하), 3억원(레버리지 200% 이상)에 달해 노년층 고액자산가의 가입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PB는 "실버 VVIP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노후자금 운용 니즈(수요)가 큰 반면 저금리·저성장 여파로 자금을 굴릴 곳은 마땅치 않다"며 "이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매수(롱)하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매도(숏)하는 주식 롱숏전략 중심의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경기민감주나 중소형주보다 경기방어주나 대형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PB들은 헤지펀드 시장의 급성장도 큰손인 실버고객 자금유입과 무관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 2015년 10월 일반, 전문 사모펀드를 통합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2015년 10월 말 208개, 37조원 규모에 불과하던 한국형 헤지펀드 펀드 수와 설정액은 지난 12일 기준 5274개, 207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각각 5066개(2435.6%), 170조원(459.5%) 급증한 것이다.

실버 고객들이 헤지펀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헤지펀드가 저금리 시대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주식 직접투자는 리스크가 크고 은행 예금이나 채권 투자는 수익률이 낮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실버세대 자금이 헤지펀드로 몰리고 있다.

헤지펀드는 통상 투자대상이 주식, 채권으로 제한되는 공모펀드에 비해 상장기업은 물론 비상장기업 주식이나 회사채, 국공채와 부동산, 인프라, 원자재 등 대체(실물)투자 자산 제한이 없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도 낮아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해 안정적인 운용수익이 가능하다. 공모펀드는 49인 이상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집해야 하고 주식은 물론 채권 등 유가증권 한 종목에 펀드 운용액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다. 반면 헤지펀드는 49인 이하 특정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운용상 제약이 없다.

최근 실버세대의 헤지펀드 가입이 급증세를 보이자 상품을 판매하는 PB들과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실버고객 수요에 맞춰 안정적인 상품을 늘리고 있다.

이규태 라임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PB, 운용사가 협업을 통해 경쟁적으로 변동성을 낮추면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출시하고 있다"며 "헤지펀드의 주식 편입 업종이 다양화되고 우량 회사채나 해외 국공채, 대출채권, 전환사채(CB)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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