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어울림, 미술관에서 소통하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2013.11.13 07:3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3일 개관··· 국내외 작가 70명 작품 소개하는 특별전

서도호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폴리에스터 천, 금속 틀, 1530x1283x1297cm, 2013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청색 빛으로 물든 전시장. 관람객들은 한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공간 가득 우뚝 서있는 거대한 '집'과 마주하게 된다. 반투명한 청색 천으로 정교하게 만든 건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한옥 한 채를 다시 만나게 된다. 집으로 쏟아지는 자연채광과 창 너머 보이는 조선시대 종친부의 기와 곡선, 드높은 가을하늘이 어우러져 비로소 작품을 완성한다.

서도호의 대규모 설치작품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이다. '집'이 다섯 번이나 반복되는 이 작품은 13일 문을 여는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특별전 '현장제작 설치프로젝트' 작품 중 하나다.

서 작가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공간의 건축적 문맥을 많이 생각했다"며 "작품과 미술관 사이의 공간, 종친부 건물과의 관계 또 서울이라는 더 큰 범주 안에서 작품을 관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2년의 공사 끝에 일반에 공개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종로구 소격동 165번지 옛 국군기무사령부 부지 일대에 부지 2만7천264㎡, 연면적 5만2천125㎡,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조선시대 국왕의 친인척 사무를 담당했던 종친부의 전통한옥과 국군기무사령부의 붉은 벽돌건물, 새롭게 지은 아이보리색 현대식 건물이 공존한다.

담장 없이 길에서 곧장 이어지는 너른 마당은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 만하다. 안과 밖,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뒤섞이며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한데 어우러진 이곳은 역사와 현재가 함께하는 소통과 융합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미술관 측은 전했다.

서울관은 독립된 여덟 개의 전시실 이외에도 영화관, 도서관, 멀티프로젝트홀, 관람객 참여형 교육공간, 각종 편의시설(아트존,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푸드코트, 디지털 북카페)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삼청동으로 드는 길목에 자리 잡아 국내 방문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임을 고려해 누구나 친근하고 부담 없이 미술관을 찾을 수 있도록 대중 친화적인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준비했다.

우선 개관과 함께 선보이는 특별전은 모두 5개 주제로 나눠 구성했다. '설치 프로젝트' 외에도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마련한 '연결-전개'전, 서울관의 미래를 상징하는 '알레프 프로젝트'전, 한국현대미술의 가능성을 해석하는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전, 서울관의 건립과정을 담아낸 '미술관의 탄생' 사진전을 통해 국내외 작가 70여 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자이트가이스트'는 1980년대 초반 독일의 표현주의 경향을 뜻하는 단어를 그대로 차용, 정치적이고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작품을 통해 시대정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모든 전시는 통합입장료 7000원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수·토요일 오후 6~9시는 무료 개방한다. 또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을 잇는 셔틀버스를 하루 4차례 무료 운행한다. (02)3701-9500.

12일 열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개관 특별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양민하 '엇갈린 결, 개입',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13x6x9.5cm, 2013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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