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무서워" 한은 석달째 금리 동결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김유경 기자 | 2011.09.08 16:39

(종합)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홍봉진 기자
시장의 예상대로 이번에도 '시계제로'인 글로벌 불확실성이 물가에 대한 우려를 눌렀다. 한국은행은 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 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부터 세 달째 동결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부상한 가운데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빠르게 번졌기 때문이다.

◇4%물가 달성 어렵지만…=소비자물가만 놓고 본다면 금리 인상이 정답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부터 단 한 번도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 상단인 4%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지난 8월에는 3년래 최고치인 5.3%까지 치솟았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날 "연간 4% 물가를 달성하지 못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처음으로 4% 물가를 지키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8월까지 물가상승률 평균이 약 4.5%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내에 4% 달성은 "매우 도전적 과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통위는 최근 부각된 해외 변수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일단 변화추이를 살펴본 뒤 금리 정상화(인상) 행보를 지속할지 결정하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가 "대외여건으로 과거에 비해 경기 하방위험이 더 커졌다"고 밝힌 점이 이를 시사한다. 김 총재는 "특히 이번 달에는 미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활성화 방안 발표,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회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정책적 변화가 있을 사건이 많아 결정을 미뤘다"고 동결 배경을 전했다.

◇경기 인식은 더욱 나빠져=매달 금통위 직후 한은이 배포하는 '통화정책방향'(통방)에서도 경기에 대한 인식이 더욱 악화됐다. 통방에서 한은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가 더욱 악화됐다"며 "세계경제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나 주요국 경지의 부진, 유럽지역 국가채무문제,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명시했다.


국내경기에 대한 인식도 악화돼 전달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장기추세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실제로 국내 경기는 지난 7월 광공업생산과 건설경기가 감소하고 수출도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며 우려를 자아냈다.

더욱이 이번 통방에서는 금리를 올리는 요인이 되는 물가상승에서의 '수요압력'이나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의 문구가 사라졌다. 아예 김 총재는 금리와 같은 거시적 수단을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만큼 '인상'에 대한 힘을 덜어냈다는 분석이다.

◇연내 금리 못 올릴까…'실기론' 대두=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당분간 금리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한번 올리거나 못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경기 부진과 유럽 재정위기가 더 악화되느냐, 아니면 글로벌 공조로 대책을 내놓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물가나 가계부채 문제를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점에서, 금통위가 금리인상에 소극적으로 나오다가 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도 만만찮다.

그러나 김 총재는 "해외 여건이 계속 불안하다면 움직이기 어렵다"며 "미국 신용강등으로부터 시작된 파고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되면 당초 목표로 삼은 방향으로 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모하게 갈 수는 없다"고 신중론을 설파했다. 단,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지금 당장 인하를 얘기할 만한 환경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수준이 높고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제해야 하므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당분간 금리인상을 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동결될 것이며, 수출둔화가 현실화된다면 내년 중반까지도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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