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실용음악학원...1천억 시장으로

머니투데이 김지연 기자, 김건우 기자 | 2011.03.02 08:01

[엔터&머니]실용음악학부 55대1 경쟁률…오디션 효과

편집자주 | '오디션 공화국'.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중'이다. 슈퍼스타K가 불을 붙인 가수 오디션 '열풍'은 MBC·SBS 등 공중파 방송을 타고 연기자·모델·아나운서·스포츠선수까지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팬들이 만든 '풀뿌리 민주주의'성격의 오디션이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오디션 열풍의 원조 격인 미국 '아메리칸아이돌'과 달리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스타를 활용하기 위한 방송국의 '기획'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오디션 지망생'으로 이끌고 있는 한국의 오디션 열풍. 그 현주소와 문제점에 대해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짚어봤다.

실용음악 시장의 성장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유명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이 운영 중인 실용음악학원 케이노트(K-note)는 연매출 3~40억원을 기록하는 등 중소기업 부럽지 않은 매출을 내고 있다. 작곡가 주영훈이 운영하는 '클라이믹스 아카데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오디션 열풍과 함께 전국 실용음악학원들은 요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돼 있는 1100여 개 실용음악학원의 총 매출규모는 1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학원별로 편차는 크겠지만 1개 학원당 연 매출 1억 원을 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각 대학의 실용음악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Mnet '슈퍼스타K2'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장재인이 재학 중인 호원대 실용음악학부는 2011학년도 입시에서 70명 모집에 4065명이 지원, 55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예술대는 경쟁률이 200대 1이 넘는 등 많은 대학들의 실용음악학과 경쟁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실용음악학원과 실용음악과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물론 '오디션 열풍' 때문이다. '슈퍼스타K2' 신청자는 134만명. 전국의 끼 있는 젊은이들에게 기회가 생기면서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겠다는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한 가요 제작자는 "오디션 문화를 통해 음지에 있던 수요가 양지로 옮겨 가면서 가요기획사뿐 아니라 노래부터 작사, 작곡 등 음악 전반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실용음악학원과 학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자 입장에서 전문적 교육을 받은 잠재적 연습생이 느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작곡가 김형석

케이노트 대표이사인 작곡가 김형석도 "오디션 열풍이 음악시장의 저변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오디션 열풍이 직접 맞닿아 있는 곳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김씨는 지방의 지방생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상장사 플랜티넷과 손잡고 3월 중 온라인 실용음악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지방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위해 서울로 강의를 들으러오는 수요 뿐 아니라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쌍방향수업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김씨는 에스엠, JYP(제이튠엔터), YG 등 국내 200여 개 기획사들과 연계해 실력 있는 수강생을 기획사와 연결해주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단순히 TV 오디션을 위해 강의를 수강하는 게 아니라, 실용음악학원이 또 다른 오디션으로 변형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오디션 열풍은 이처럼 실용음악 시장과 매니지먼트 시장까지 번져가고 있다. 과연 이 열풍이 한국의 음악시장 성장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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