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과열 오디션, 언제까지 갈까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11.03.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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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머니]1억→3억→5억까지… 아메리칸 아이돌은 상금없어

편집자주 '오디션 공화국'.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중'이다. 슈퍼스타K가 불을 붙인 가수 오디션 '열풍'은 MBC·SBS 등 공중파 방송을 타고 연기자·모델·아나운서·스포츠선수까지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팬들이 만든 '풀뿌리 민주주의'성격의 오디션이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오디션 열풍의 원조 격인 미국 '아메리칸아이돌'과 달리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스타를 활용하기 위한 방송국의 '기획'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오디션 지망생'으로 이끌고 있는 한국의 오디션 열풍. 그 현주소와 문제점에 대해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짚어봤다.

'1억, 3억에서 5억까지…'

대한민국 방송 오디션 상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으며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그러나 엔터산업팀이 만나 본 출연자들은 대부분 '상금은 목표가 아니었다'는데 입을 모았다.

과열 양상으로 치닿는 방송사들의 오디션 프로그램. 과연 지속성은 있을까.



'억'소리 나는 과열 오디션, 언제까지 갈까


실제 해외에서 오디션 쇼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아메리칸 아이돌'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상금은 한 푼도 없다.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자동차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오디션 자체가 가수로서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행사인 만큼 '상금'을 주진 않는다.



하지만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데뷔한 출연자들은 상금보다 더 큰 수익을 벌어들인다. 미 포브스지가 따르면 '아메리칸 아이돌' 출연자들중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캐리 언더우드는 1300만달러를 벌었다. 그나마도 한해 전보다 100만달러가량 수입이 줄었다.

2위 켈리 클락슨이 1170만달러로 2009년의 420만달러보다 수입이 두 배 이상 늘었다. 10위인 크리스 앨런도 17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반면 국내의 경우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은 해당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급격히 줄어든다. '슈스케'가 배출한 가수들의 활동은 초기 대중의 관심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지속가능성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과연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 '아메리칸 아이돌'처럼 배출한 스타들이 꾸준히 활동을 지속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을까.

김형석 케이노트 대표 겸 작곡가는 "최근 키워드로 세시봉, 박칼린, 장재인 등이 확대된 건 음악의 다양성에 대한 니즈가 반영된 것"이라며 "오디션은 이 같은 저변확대에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디어들이 상업성과 오디션 본연의 기능에 대한 밸런스를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됐다고 해서 '완전한 가수'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식으로 데뷔할 때쯤엔 다음 기수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대중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10~20대는 모두 소속사가 있다"면서 "길거리 캐스팅이 이제 옛말이 되어버린 것처럼 오디션 프로그램도 머지않아 공급부족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방송하는 방송사업자들의 의지다. 단순히 시청률과 광고수익을 벌어다줄 '쇼 프로그램'으로 접근하고 있는 방송사들이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언제 폐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억'소리 나는 과열 오디션, 언제까지 갈까
◇'원조' '아메리칸 아이돌'은?

국내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롤모델로 삼는 미국의 원조 오디션 쇼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은 장기간 광고주들에게 최선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왔다. TV의 히트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사실성'(Reality)과 '경쟁'(Competition), '쌍방향성'(Interactive)을 두루 갖췄다.

지난해 시즌 평균 시청자는 전년 대비 7.5% 감소한 2440만명을 기록했다. 2006년 최전성기때 3080만명에 비하면 시청자가 많이 줄었고 광고단가 또한 낮아지는 추세다. 시즌 최종회 방송때 30초당 TV광고 단가는 2007년 130만달러에서 100만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9년차에 접어들면서 프로그램의 포맷 자체가 노후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프로그램의 여러 요소들을 차용한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제작되면서 독주 시대는 마감했다. 야후에 따르면 '아메리칸 아이돌'의 포털 내 검색어 점유율은 2008년 32%에서 2009년 26%로 감소했다.

그러나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18세~49세 타깃 연령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어 동시간대 2위 프로그램보다 광고단가가 여전히 70% 이상 높다. 이것이 '아메리칸 아이돌'이 장수하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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