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 전국노래자랑.."오디션은 우리가 원조"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1.03.0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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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머니]한국 오디션의 역사는

편집자주 '오디션 공화국'.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중'이다. 슈퍼스타K가 불을 붙인 가수 오디션 '열풍'은 MBC·SBS 등 공중파 방송을 타고 연기자·모델·아나운서·스포츠선수까지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팬들이 만든 '풀뿌리 민주주의'성격의 오디션이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오디션 열풍의 원조 격인 미국 '아메리칸아이돌'과 달리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스타를 활용하기 위한 방송국의 '기획'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오디션 지망생'으로 이끌고 있는 한국의 오디션 열풍. 그 현주소와 문제점에 대해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짚어봤다.

'당신도 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오디션 열풍이 한창이다. 가수, 배우, 모델부터 피겨스케이팅까지 '제2의 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오디션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오디션의 출발은 1977년 시작된 MBC '대학가요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심수봉, 노사연, 유열, 무한궤도(신해철), 전람회 등 80~90년대 한국 가요계를 새롭게 쓴 이들 모두가 대학가요제 출신이다.



당시 대중문화는 유행을 20대가 주도하면서 대학문화가 곧 대중문화라는 인식이 강했다. 대학가요제는 대학생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자, 문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통로 역할이 컸다.
대학가요제의 '무한궤도' 신해철 대학가요제의 '무한궤도' 신해철


대학가요제와 맞서는 신인가수들의 등용문으로 1979년 시작된 강변가요제가 있다. 주현미, 이선희, 한석규, 권진원, 이상은, 이상우, 육각수, 장윤정 등 수많은 스타를 낳았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명성을 잃었고 2001년 제22회 강변가요제를 끝으로 폐지됐다.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10~20대로 바뀌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또 기획사 중심의 가수들이 등장하면서 신인가수의 등용문이라기보다 축제성 행사성격이 짙어졌고, 영향력이 축소됐다.



이들과 달리 싱어송라이터들의 등용문으로 명성을 꾸준히 이어가는 오디션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1989년 시작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다. 1987년 1집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를 남기고 사망한 유재하를 기념하기 위한 대회로 조규찬, 유희열, 방시혁 등의 신예를 배출했다.
대학가요제, 전국노래자랑.."오디션은 우리가 원조"
역사를 자랑하는 오디션 중 가장 꾸준한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전국노래자랑이있다. 1980년 서울 편으로 시작해 2011년 현재까지 30년 넘게 방송되고 있다. 스타를 배출하기 보다는 지역 축제의 성격이 크다. 가수 박상철, 방송인 조영구, 배우 홍석천 등이 상을 탄 바 있다.

국내 오디션 문화는 2000년대 들어 큰 변화를 맞았다. 20대에서 10대로 대중문화의 주역이 바뀌고, 대학문화에서 10대들의 팬덤으로 중심이 바뀌었다.

SBS '영재육성 프로젝트 99%'는 현재 아이돌 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원더걸스 선예, 2AM 조권이 연습생을 거쳐 가수로 데뷔했다.


현재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가장 유사한 형태로 2002년 방송된 MBC '악동클럽'이 있다.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아이돌 그룹 결성을 목적으로 오디션을 실시했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멤버들이 앨범을 발매했지만 큰 인기를 누르지 못하고 해체됐다.

이후 2005년 M.net에서 그룹 신화를 롤모델로하는 아이돌 스타를 뽑겠다는 취지로 '배틀신화'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 시크릿의 효성, 빅뱅의 승리 등이 이 오디션을 거쳤다.

또 2006년 SBS가 박진영과 손잡고 '슈퍼스타 서바이벌'을 진행했다. 2PM 옥택연, 준호, 시크릿 한선화 등이 출신자다. 2007년에는 MBC '쇼바이벌'이 제작됐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사라졌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시리즈와 달리 일회성 프로그램에 머물렀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출연자들은 음악 선곡부터 안무를 결정했지만, 기획된 프로그램에 참가자들이 맞춰가는 형태로 진행됐다.
대학가요제, 전국노래자랑.."오디션은 우리가 원조"
드디어 2009년 M.net의 '슈퍼스타K', 2010년 '슈퍼스타K2'가 등장하며 오디션 열풍의 불을 붙였다. 시청자 투표 반영비율이 60%인 시청자 참여형 오디션이라는 점이 큰 반향을 가져왔다. 시청자들은 참가자들의 미션 곡을 직접 선정하고 최종 우승자도 뽑았다.

'슈퍼스타K2'는 케이블 TV 방송프로그램 역사를 바꿨다. 사상 최초 케이블 시청률 10%를 넘긴 뒤 최종회 시청률은 19.3%(시청률조사회사 TNmS 집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케이블 중심의 오디션 열풍은 공중파마저도 장악하고 있다. 현재 공중파 MBC에서도 뛰어들며 '위대한 탄생'이란 가수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SBS, KBS 등도 앞다퉈 가수, 연기자, 아나운서 오디션까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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