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중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이규창 기자 2011.03.02 07:51
글자크기

[엔터&머니] 위대한 탄생·기적의 오디션 등 지상파·종편채널도 가세

편집자주 '오디션 공화국'.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중'이다. 슈퍼스타K가 불을 붙인 가수 오디션 '열풍'은 MBC·SBS 등 공중파 방송을 타고 연기자·모델·아나운서·스포츠선수까지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팬들이 만든 '풀뿌리 민주주의'성격의 오디션이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오디션 열풍의 원조 격인 미국 '아메리칸아이돌'과 달리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스타를 활용하기 위한 방송국의 '기획'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오디션 지망생'으로 이끌고 있는 한국의 오디션 열풍. 그 현주소와 문제점에 대해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짚어봤다.

'오디션 공화국', 대한민국 방송산업이 '오디션' 열풍에 빠졌다.

케이블 Mnet의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시즌2를 맞아 전국적인 열풍을 이끌어내고 지상파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자 경쟁사들이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상파에서도 '슈스케'와 유사한 형태인 MBC '위대한 탄생' 가능성을 확인했고, SBS도 연기자를 뽑는 '기적의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MBC는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신입사원'오디션도 가동에 들어갔고 KBS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처음 '오디션 쇼'의 장을 열었던 CJ E&M (98,900원 ▲2,200 +2.3%) 계열에서는 Mnet의 '슈스케3'와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로 응수하고 있다.

내년엔 TV 채널에서 방송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10종을 넘을 전망이다. 조선, 동아, 중앙, 매경 등 4개 종편 채널이 신규진입하면서 시청자를 모으기 위한 '와일드 카드'로 각자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중이기 때문이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종편사업자들은 하반기 중 프로그램안을 확정하고 내년 채널 첫 방송시점에 맞춰 '오디션 바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중


◇지상파 vs 케이블 오디션 경쟁, 자존심 싸움에 '상금 인플레'

방송사들이 앞 다퉈 오디션 프로그램 편성에 나서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지상파가 케이블 베끼기나 하고 있다'는 일각의 원색적인 비난에도 지상파 3사는 꿋꿋하다. 특히 MBC는 자사 아나운서 채용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낳고 있다.

오디션 경쟁은 '상금경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Mnet의 '슈스케2'가 우승자에게 2억원의 상금과 QM5 부상을 주자 MBC는 '위대한 탄생' 우승자에게 총 3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이어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도 3억원의 상금을 내걸었고, 급기야 Mnet이 '슈스케3'의 상금을 5억원으로 올릴 것이란 설까지 돌고 있다.

◇제작비 못 건진 '슈스케'…부대효과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광고업계에 따르면 인기리에 방영됐던 '슈스케2'는 광고를 사전판매한 탓에 시청률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적자를 봤다.

'슈스케1'는 모회사 CJ (142,000원 ▼10,700 -7.01%)의 광고매출 20억원이 전부였고, 슈스케2는 메인스폰서로 코카콜라가 10억원, 모토로라, 다음, 르노삼성 등 대기업이 참여하면서 약60억원을 거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방송 중 인기가 치솟으면서 추가수입이 발생했지만 인기가 상승한만큼 방송 스케일이 커져 제작비와 부대비용이 늘어 결과적으로는 이득을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Mnet은 '슈스케3'의 광고주를 모집하면서 메인스폰서는 30억원, 서브스폰서는 15억원 등으로 가격을 종전 대비 3배로 인상했다. 그러나 타 방송사들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편성해 광고주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어 아직까지 광고판매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CJ와 엠넷미디어는 광고매출 뿐 아니라 슈퍼스타K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창출 가능성을 열었다. 엠넷미디어는 '슈퍼스타K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및 '슈퍼스타K 모바일 웹'이 출시돼 유료서비스로 매출을 올렸고, 엠넷닷컴의 경우 PV(페이지뷰), UV(방문자수), 가입자도 증가했다.

주문자비디오(VOD)매출 뿐 아니라 인터넷TV(IPTV)와 스마트TV로도 프로그램 공급이 확산되면서 매출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중
지상파 방송사의 노림수는?

PPL(간접광고)과 묶어 패키지로 판매한 '슈스케'와 달리 지상파의 경우는 개별 프로그램으로 광고판매를 하지 않고 간접광고 유치도 여러 제약이 많다. 그러나 간접광고 등을 제외해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제적 효과는 지상파 방송에게 매력적이다.

오리콤 미디어컨설팅팀 양윤직 부장은 "지상파 방송이 당면한 문제 중 하나는 인기 프로그램조차 케이블 재방송 등으로 분산돼 실시간 시청률이 낮은 것"이라며 "인기투표 등 시청자 참여를 요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스포츠중계방송처럼 생방송에 시청자를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의 생방송 시청률은 케이블 재방송 시청률의 총합과 비슷한 수준이다. 콘텐츠 재전송은 늘었지만 주 수익인 생방송 광고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투표에 참여하는 등의 '실시간 양방향성'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하루만 지나면 케이블 채널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들과 달리 생방송 시청률을 끌어올리기에는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이 바로 오디션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