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價 급등... 슈퍼마켓의 침공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1.02.16 09:54

다농·유니레버 등 줄줄이 가격인상 "업체들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반박

원자재가 급등으로 글로벌 식품업체와 생활용품 업체의 ‘플랜B’ 가동이 이어지고 있다.

P&G의 생산제품.
세계 최대 낙농업체인 다농은 제과식품 원료인 우유, 밀, 카카오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요거트와 에비앙 생수 등 자사제품의 가격을 올해 인상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주요 원자재 가격이 6~9% 더 오를 수 있다는 전제를 가정했다.

다농의 프랭크 리보우드 최고경영자(CEO)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원자재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광고비 삭감 등의 비용절감 효과로 영업이익이 0.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5.2% 하락했다.

원자재가 급등에 대한 묘안으로 가격인상과 비용절감 등을 제안한 셈이다.

◇커피·치즈 등 안 오른게 없네=종합식품 제조업체인 크래프트 푸드는 이미 유럽과 북미 일부 지역에서 자사 제품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보다 24% 감소할 정도로 ‘어닝 쇼크’를 입었기 때문이다. 영업마진은 9%로 전년동기대비 2.4%포인트 감소했다.

주요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에 나선 것은 지난해에만 밀이 24%, 설탕 29%, 대두 35%, 옥수수 47%, 커피가 65% 올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도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쇠고기와 치즈 등 주요 원자재의 가격인상에 따른 것이다. 맥도날드는 올해 닭고기, 밀, 치즈의 평균가격이 2~2.5%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맥도날드의 피트 벤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품가격과 다른 비용 압박이 확실해지고 있다”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할 예정이나 꼭 필요한 부분에서만 가격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사라 리, 노스필드, 다우너스 그로부 등 주요 식품업체들도 가격인상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융위기 때보단 낫다?=원자재값 상승은 생활용품 제조업체 등 소비재 업체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와 대면하는 업체이기에 막상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 없는 어려움도 있다.


도브 비누를 생산하는 유니레버는 영업마진이 0.2%감소했다. 팜유 석유화합물 등의 가격인상에 따른 것이다.

유니레버는 원자재가 상승으로 회사 매출의 4%, 15억~20억유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인상은 물론 물류 비용을 줄이는 등 절약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14억달러를 아꼈다.

유니레버의 폴 폴먼 CEO는 “소비자가 모든 제품의 가격인상에 맞닥뜨리게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프록터앤갬블(P&G)와 콜게이트도 올해 안에 가격인상을 단행키로 했다. 비누 치약 세제 등 소비자가 나날이 소비하는 상품 전체가 오른다는 얘기다.

펩시코는 올해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능력을 시험하고 있는 원자재 인플레와 어려운 거시경제 전망이 하향조정을 이끌었다”면서도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벌사인 코카콜라는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식품부문이 이제 포트폴리오에서 주요 부분이 아니라는 설명에서였다.

하지만 업체들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원자재가 인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거칠게 오르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비용이 급등했던 2007~2008년보다는 지금이 낫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고 있고 소비자 신뢰도 이전보다 훨씬 좋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우드는 “원자재가 상승은 다농 등 식품업체에 있어 감내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낙관적 분석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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