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전·현직 임직원, 현대차그룹 인수 선호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0.11.02 09:56

현대건설 인수전=광고전? 건우회·노조 신문광고 통해 우회적 입장 표명

현대건설 현직 임직원과 퇴직 임직원이 공정한 매각을 촉구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광고에서 채권단의 고가 매각 방침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경영능력과 육성능력이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열 인수전을 부추기는 비방광고를 자제하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홍보에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현대건설 퇴직자 모임인 현대건우회는 2일 ‘현대건설 매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광고를 통해 "현대건설은 대한민국 건설 종가로서 해외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 영역을 개척해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다"며 "현대건설 인수자의 가장 중요한 자격은 경영능력과 육성능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차입에 의존한 인수로 현대건설이 재부실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인수자도 현대건설도 모두 몰락시킬 무리한 고가매각을 심각히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고가매각 방침으로 인해 대우건설 사례와 같이 인수기업까지 동반 부실화되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우회는 또 "현대건설에 축적된 우수 기술과 풍부한 경험이 해외로 유출돼서는 안된다"며 “기술 유출은 현대건설은 물론 국내 건설산업과 국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현대그룹 보다는 현대차그룹이 인수자로 적절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현대건우회 한 고문은 현대차그룹이 인수자로 적절하다는 의견을 담은 것이냐는 질문에 "현대차그룹이나 현대그룹 어느 한곳을 인수자로 지지한다기보다 한 때 현대건설에 몸담았던 OB들의 어떠한 입장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노조도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현대건설 가족의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신문광고를 게재했다.

현대건설 노조는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당장 돈만 많이 받으면 된다는 채권단의 고가 최우선 매각 기준은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기업을 정상화시킨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인수업체에 과도한 자금 부담을 갖게 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재무구조를 악화시켜 또다시 부실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우회와 마찬가지로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

또 “대우건설이 잘못된 M&A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매각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며 “채권단의 무조건적 이윤 추구보다는 현대건설의 성장과 발전 전망에 주안점을 두는 매각이 반드시 이뤄져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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