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능력= 현대차그룹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0.9%의 고성장을 구가하며 세계 5위(2009년 기준) 자동차 업체로 발돋움했다. 반면 현대그룹의 연평균 성장률은 1.8%에 머물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역시 최고 경영자로서의 가능성은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취임 4주년이던 2007년에는 현대그룹의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졌고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역시 5배 가까이 상승했다.
◇ 시너지효과=시너지 효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잣대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로 친환경 발전 사업에서부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이르는 ‘에코 밸류 체인(Eco-Value Chain)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은 교통과 산업, 건설분야가 핵심으로 손꼽힌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교통 분야에서는 현대차(전기차)와 현대로템(고속철), 산업 분야에서는 현대제철(친환경 고로)이라는 두 축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친환경 빌딩과 원전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인수, 삼각편대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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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현대차가 갖고 있는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중동 지역에 다소 편중된 현대건설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과의 윈윈효과도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경전철과 기관차, 고속열차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고속철도 설계 및 시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에 관한 설계와 시공에서 열차 공급까지 패키지로 제공,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로지엠 등이 보유한 물류 네트워크와 운송 역량을 활용하면 현대건설의 물류와 자재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다. 특히 현대상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량화물 운송 노하우를 갖고 있어 현대건설의 해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현대그룹만이 갖고 있는 대북사업 독점권도 현대건설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현대그룹은 전력과 통신, 철도 등 7대 대북 사업권을 확보해 놓고 있다. 북한의 부족한 인프라 건설에는 향후 30년간 최소 150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대북사업의 경우 북핵문제나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당장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긴 어려운 상황이다.
◇ 자금 동원력=M&A의 성패는 결국 자금 동원력에 달려있다. 채권단 역시 '가격'이 70% 정도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자금동원력은 4조6000억원대인 반면 현대그룹은 1조5000억원 정도다.
현대그룹은 부족한 자금력과 현대건설을 키우기 위해 독일의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인 M+W그룹과 손을 잡았다. M+W는 지금까지 200개 이상의 반도체 공장과 7700MW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 대규모 R&D 센터를 건설한 곳이다.
그러나 자금 동원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M+W의 현금성 자산(2009년 기준)은 3300억원대에 불과하고 매출(약 2조원)과 영업이익(약 1300억원) 역시 현대건설(매출 9조2000억원)과는 격차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