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잘못썼다가…" 흑자 퇴출된 '엠씨스퀘어'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10.09.20 08:15

[김동하의 네이키드 코스닥]주주들 "영업익 30%…기업 사냥꾼 희생양"

한때 '엠씨스퀘어' 열풍을 일으켰던 벤처 1세대 기업 지오엠씨가 결국 상장폐지됐습니다. 정리매매가 5일째 진행된 지난 주말. 2000년초 1조4100억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7억원짜리 회사로 추락했습니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퇴출기업들과 달리 분식회계나 최대주주 혹은 경영진의 개인적 횡령이 없었고 올 상반기 16억원의 영업흑자를 냈으면서도 결국 퇴출 운명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31년 벤처기업 퇴출로 내몬 150억 사채의 유혹

어려울 때 사채에 손을 댔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1979년 대양물산으로 출발한 지오엠씨는 중·고교 수험생들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집중력 향상기 '엠씨스퀘어'의 개발회사였습니다. 2000년초. 지오엠씨의 전신인 대양이엔씨의 주가는 무려 1조4000억원을 넘어섰고, 이준욱 대표이사의 보유지분만 8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미국 ABC방송사가 '엠씨스퀘어'를 특집방송하면서 선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오엠씨의 '엠씨스퀘어'와 '페인스토퍼' 등 사업은 점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사채업자 유모씨를 대상으로 3자배정 방식을 통해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오히려 사태는 더 악화됐습니다. 유씨측은 증자의 조건으로 조모씨를 '경영지배인'으로 회사에 들어앉히기까지 했습니다.

회사 경영진과 소액주주들은 유씨측이 증자납입과 동시에 다시 돈을 인출해 가는 전형적인 '가장납입' 수법을 썼다며 이들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들의 횡령혐의는 회사가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유상증자 대금을 회사 밖으로 빼돌린 경영지배인은 '돈이 없다'며 유상증자 신주를 회사에 대납하는 선에서 경영진들과 합의, 횡령사건은 해결됐습니다.


그러나 실질심사 기간에 이 준욱 전 대표의 과거 횡령 사건이 다시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대규모 '분식'의혹까지 낳기도 했습니다.

◇소액주주…회사 말고 '기업사냥꾼'을 처벌하세요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을 비판하면서도 회사를 살리자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회사와 소액주주들은 '기업사냥꾼은 경영진이 아니라 사채업자와 경영지배인이었다'며 조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상장폐지 결정 후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소액주주들은 이 전대표의 부인인 임영현 현 대표가 실질심사 기간 동안 두 번의 검찰조사를 받았지만 죄가 드러나지 않았고 기업사냥꾼에 속아 회사를 어려움에 빠뜨린 책임은 있지만 결국 그 횡령사건을 해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600명이 속한 인터넷 소액주주모임의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10년간 상장된 지오엠씨는 7000명의 주주가 있습니다. 아직도 창업주가 대표이사로 있고, 영업이익률이 30%에 이르는 회사입니다. 기업 사냥꾼은 여전히 활개치는데 회사와 주주들만 희생돼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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