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분야에서는 여전히 한참 멀어 보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스마트폰 관련 콘텐츠산업에서 요즘 최대 화두인 '상생(相生)'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삼성전자의 '앱스'나 SK텔레콤의 'T스토어'도 '오픈마켓'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생태계와는 다른 강자위주의 시장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모습은 취지와는 다소 다른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상장사인 유비벨록스 (9,350원 ▼150 -1.58%)와 옴니텔 (1,415원 ▲1 +0.07%), 이노에이스(비상장) 등 3개 MCP(Main Content Provider)들이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개수 이상의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30~40여개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6개월~1년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은 겁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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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증권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거래되는 콘텐츠의 수는 각각 25만개, 11만개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삼성앱스와 T스토어에서 거래되는 콘텐츠 개수는 아직까지 3만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의무 공급계약'은 부족한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방식은 아쉬움이 많습니다.
MCP들은 콘텐츠 1개당 보통 1600만원씩으로 월별로 30개 이상 삼성전자나 SK텔레콤에 공급하는데 수익의 50~70%를 가져가는게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콘텐츠의 경우 개발자들이 70%를 가져가지만 이 같은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유비벨록스와 옴니텔, 이노에이스 같은 '1차 벤더'들이 시장을 죽이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옵니다. 제조분야 대기업들의 1차 협력사들처럼 유통권을 쥔 벤더의 막강한 힘이 하도급 콘텐츠 업체들의 동기와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위적인 시장조성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합니다. 할당된 콘텐츠 수를 채우기 급급한 MCP정책은 콘텐츠 질을 높이기 어렵고, 한 곳에만 납품해야하는 구조도 개발자의 '인센티브'를 떨어뜨립니다. 또 컴투스 (44,100원 ▲400 +0.92%), 게임빌 (30,850원 ▼100 -0.32%) 등 MCP로 지정되지 못한 주요 콘텐츠 업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의 지적입니다.
"고정적인 콘텐츠 공급은 콘텐츠 질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고 소규모 업체들에게 진입장벽을 조성합니다. 이 같은 개발비 지급의 악순환은 향후 국내 콘텐츠 업계의 한계로 작용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