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닮아가는 애플.. 1등 '오만의 덫' 빠지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강성원 기자 | 2010.07.15 07:26

결함 인정 않고 무성의 답변 '닮은꼴'…공격적 확장에 품질관리 구멍

애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승자에 대한 질시어린 투정보다는 업계 최고라는 자만과 독선이 자초한 결과로 보인다.

소비자의 원성은 고조되지만 초일류인 자신들에게 결함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방자한 태도, 늦장 대응 등 어째 토요타의 데자뷰가 연상된다. 아이폰 4 결함 의혹으로 점차 위기에 빠져드는 과정도 토요타와 닮은 꼴이다.

◇최고들의 자만인가= 지난해 10월 거듭되는 급가속 의혹에 토요타는 단순히 운전석 바닥 매트가 원인이라며 매트 교체 리콜을 실시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졌고 미 교통안전당국이 나선 끝에 원인이 가속 페달 이상으로 밝혀진 후에야 토요타는 비로소 자신들의 결함을 인정했다. 이 결과 전세계적으로 800여만대에 이르는 차량을 리콜하며 세계 자동차 1위 업체의 안전신화와 신뢰도 모두 무너졌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4를 출시했다. 애플이 내놓은 최신 아이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3일만에 170만대가 팔리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기기 결함 가능성도 터져 나왔다. 잡는 위치에 따라 수신불량이 나타나는 이른바 `데스그립’(Death Grip) 문제이다.

애플의 반응은 남달랐다. 기기 결함이 아닌 수신강도 그래프의 오류정도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한 소비자의 이메일 문의에 "그렇게 잡지 않으면 된다"고 성의 없이 답했다. 애플은 제품에 불만이라면 전액 환불해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애플에 열광했던 소비자들은 '싫으면 말고` 식의 어이없는 회사 측 반응에 더욱 분노하는 양상이다.

◇컨슈머 리포트의 지적= 토요타와 애플의 닮은 점은 또 있다.


앞서 미 컨슈머 리포트는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X460'에 대해 불매를 권고했다. 코너링시 차량전복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토요타는 즉시 제품 판매생산을 중단했지만 불신은 더 깊어졌다.

이 컨슈머리포트가 12일 아이폰4의 결함 가능성을 직접 짚고 나섰다. 컨슈머 리포트는 아이폰4를 자체 테스트한 결과 신호불량을 일으키는 하드웨어 문제를 발견, "추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애플 측의 해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아직 어떤 후속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애플이 결함있는 아이폰4를 팔았으며 그 결함을 알고도 쉬쉬했다고 집단소송을 추진 중이다. 결국 애플의 `독선`이 더 화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공격경영 부작용?= 두 회사의 닮은꼴은 서로 비슷한 DNA 때문으로도 보인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공격적 경영과 1위를 유지하기 위한 패러독스가 혼재한다. 즉 늘어나는 수요에 대처 생산을 확대하며 드러난 품질관리의 허점이다.

토요타는 원가 절감을 위해 공장을 분산하고 한 부품을 여러 차종이 함께 쓰는 혁신적 기법을 도입했다. 경쟁력 유지를 위한 비용절감도 잊지 않았다.

애플 역시 중국과 대만 등에서 아웃소싱으로 생산한다. 특히 아이폰, 아이패드 등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며 문제도 터졌다. 최근 연쇄 자살로 문제가 된 중국 폭스콘 공장도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하청업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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