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파동'..건설공사 중단사태 올까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0.04.28 15:29

건설사-제강사, 철근값 놓고 줄다리기...관련 부처 중재 나서

철근가격 인상을 놓고 건설·제강업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30여개 건설사 자재 구매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가 28일 "제강사는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라"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건자회는 "누적된 미분양으로 인한 경영악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민간공사의 불확실성 등 대내외적 악재속에서 국내 건설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제강사들이 공급중단을 무기로 일방적인 가격인상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자회는 이어 "제강사들이 시장경제 기능에 의한 정당하고 합리적인 가격결정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제강사와 정부에 △인위적 감산과 가수요 유발 등의 불공정 행위 중단 △철근 공급중단 철회 △가격조절 협의체 구성 △제강사 가격정책 시정 등 네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건설업계와 제강업계간 이같은 갈등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대형 제강사들이 지난 22일부터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8개 건설사에 철근 공급을 중단하면서부터 표면화됐다. 현재는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제강업체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이 지난 2월부터 대금결제를 하지 않아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300달러였던 원자재 가격이 최근 400달러까지 상승해 건설사들의 입장을 반영해 철근 가격을 인상했지만 건설사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이에 대해 철근가격 인상폭이 예상보다 너무 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정훈 건자회 회장은 "철강사들이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결정한 후 수차례 가격을 조정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철강사들이 일방적으로 공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제강사들은 철근 가격(고장력 10㎜)을 1톤당 지난해 말 69만1000원에서 올해 2월 74만1000원으로 올렸고 4월 초 79만1000원으로 다시 5만원을 인상했다. 건설사들은 2월분 71만1000원, 3월분은 73만1000원, 4월분은 74만1000원 등의 가격을 제시한 상태다.

가격 인상 폭에 대한 양측 간의 입장차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크지만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또 관련 부처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선 만큼 합의점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29일 5개 대형건설사 구매담당자와 건설협회 관계자를 불러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에서도 제강사 관계자들과 28일 간담회를 진행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철근공급 중단 사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계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부 사업장에서는 벌써 쇼티지(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5월 초가 되면 재고물량 소진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사업장이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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