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두바이에서 이미 발뺐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11.26 15:06

'아부다비'로 사업 이전... 영향 적을듯

중동의 허브로 성장하며 '약속의 땅'으로 불렸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불과 1년 만에 '빠져나올 수 없는 늪'으로 변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전 세계 타워크레인의 절반이 모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상전벽해처럼 변하던 두바이는 주거·상업·업무시설 공급 증가에 따른 부동산 버블 논란과 금융위기 여파로 몰락이 시작됐다.

두바이 국영개발회사인 두바이월드의 채무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은 이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두바이의 몰락이 예고되면서 삼성물산이 수주했던 10억 달러 규모의 팜주메이라 빌리지 공사가 취소되는 등 일부 영향이 있었지만 대체로 국내 건설사들은 일찌감치 발을 뺀 상황이어서 위기는 면했다는 평가다.

금융위기를 전후로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대부분 공사 계약이 끝났으며 최근 급성장한 아부다비로 전력을 집중해 왔다. 올 초 현대건설이 UAE지사를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옮기는 등 주력시장은 이미 아부다비로 바뀐 상황이다.

특히 아부다비는 안정적 발주처인 국영석유회사 애드녹(ADNOC)이 발주하는 석유화학플랜트와 비료플랜트, 토목공사 등이 대부분이다. 실제 최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형건설사는 106억 달러 규모의 아부다비 루와이스 정유공장 1~5번 패키지를 싹쓸이했다.

삼성물산도 하이라이징(초고층)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두바이의 몰락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건설을 추진 중인 1000m 높이의 킹덤타워 공사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두바이에서 두바이월드 및 자회사인 나킬로부터 공사를 수주했거나 땅을 직접 매입해 개발사업을 진행하던 건설사들은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공사대금을 받았거나 지난해부터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팜제벨알리 교량공사의 경우 기성으로 공사대금을 받아 피해는 크지 않고 중단됐던 공사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터프론트 운하도 6개 공구 중 3개 공구의 공사가 끝나 공사대금을 다 받은 상황이다.

반도건설, 신성건설, 현진 등과 같이 직접 땅을 사 개발사업을 진행한 건설사들도 공사가 완공시점이거나 금융위기 이후 땅을 매각하는 등 발을 뺀 지 오래다.

앞으로도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두바이보다는 유가 상승으로 플랜트 발주가 늘고 있는 아부다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지역의 공사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분기에 예정된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대형 공사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얌부정유공장, 아랍에미리트의 샤 가스전 등 3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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