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 "빚 못갚는다" 모라토리엄 선언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11.26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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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아일랜드' 등 개발 국영기업… 두바이 정부 채무 800억불

중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팜 아일랜드' 등으로 널리 알려진 두바이 국영 개발회사 두바이 월드가 채무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두바이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 최대 국영 기업 두바이월드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 정부는 이를 위해 두바이 월드와 두바이월드의 자회사 나킬의 채권단에 대해 내년 5월30일까지 6개월간 채무상환을 '동결(standstill)'할 것이라고 발표,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다. 두바이월드의 채무는 6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 팜 주메이라↑ 팜 주메이라


두바이 정부는 채권단과 구체적인 채무상환 유예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디스는 "채권자들이 두바이정부의 채무상환 유예조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채무상환 유예조치는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나킬의 채권 36억 5000만 달러부터 당장 적용된다. 나킬은 우주에서도 보인다는 야자나무 모양의 거대한 인공섬 '팜 아일랜드 프로젝트'로 유명한 부동산 개발 회사이다.

성명을 발표한 두바이 재무부의 대변인은 "두바이월드가 그동안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왔으나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두바이 재무부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5년 만기 채권을 4%에 발행, 5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최근 1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총 200억달러를 조달, 채무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두바이가 발행한 채권은 아부다비 정부 소유 은행들이 인수했다. 사실상 아부다비 정부가 두바이 정부에 '구제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레이트 연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가에 포함된다.

두바이정부의 5억 달러 채권조달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으나 곧바로 이어진 두바이월드의 지불유예선언으로 두바이 정부의 국가채무 상환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서방언론들은 전했다.

두바이 정부는 채권 발행이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과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월드 등 국영기업들의 채무를 포함, 두바이의 채무는 800억달러에 이른다. 두바이 정부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금융 부동산 운송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통해 빚을 늘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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