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로디우스' 설비 中에 판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02.19 08:12

2900만달러에 계약예정… 유동성 확보 고육책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자동차가 도심형 다목적차량(MPV) ‘뉴 로디우스’를 단종하고 생산설비를 중국 자동차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쟁력 없는 차종을 정리해 현금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쌍용차 평택공장 핵심관계자는 18일 “로디우스를 단종하고 설비를 2900만달러(약 424억원)에 중국업체에 매각하기로 했다”며 “4월 중 본 계약을 체결하고 7월까지 설비이전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대 중국업체는 쌍용차의 대주주였던 상하이차그룹이 아닌 S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법원에 보고하고 승인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과거 이스타나와 무쏘, 코란도 설비를 각각 중국 회중기차와 러시아 타가즈에 넘긴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법정관리 신청 이전부터 논의돼 온 사항으로 현금 확보에 일부나마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단종된다 하더라도 애프터서비스와 부품문제는 이미 방안을 마련해 놨기 때문에 고객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디우스의 차체부품을 납품하는 Y업체 관계자도 “쌍용차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서면으로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단종과 설비매각 소식을 들었다”며 “초기 로디우스가 연간 8만대 생산된다는 전제로 설비를 만들어놨는데 지금은 극히 소량만 납품하는 실정이라 회사가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로디우스는 2004년 ‘럭셔리 미니밴’을 표방하며 출시된 이후 2007년 ‘뉴로디우스’로 업그레이드 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2004년 5월12일 판매 첫날 5926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성공하는 듯 했으나 뒷좌석이 불편해 ‘학원용’ 통학차량으로 이용되지 못하면서 경쟁모델인 현대차 스타렉스에 밀렸다.


로디우스의 지난해 전체 판매실적은 내수 1440대, 수출 2850대로 전년대비 각각 47.1%와 57.6%급감했다.

쌍용차는 이번 매각으로 얼마간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쌍용차 한 관계자는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납품대금만으로 한 달에 1000억원 가까이 나간다”며 “부품사를 포함한 정부의 포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날부터 한시적 주간1교대에 노사가 합의하고 생산을 재개했지만 부품조달이 원활하지 못해 정상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평택공장 한 실무자는 “부품사에 현금결제를 해줘야 되는데 돈이 없어 일부 부품을 제때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이라면 이달 말까지 추가로 만들 수 있는 차량은 500여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전선부품을 납품하는 다국적 기업 A업체 등 일부 대규모 협력사들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쌍용차와 거래 자체를 끊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편 쌍용차 측은 이번 매각과 관련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쌍용차 고위관계자는 “로디우스의 단종 여부와 이후 처리문제까지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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