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니·프레디 후폭풍, 탈출구는 없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7.15 10:58

(종합)美정부 구제안불구 우려 여전

- 美지방중소은행 상각, 도산 우려 확산
- 패니·프레디 구제안…채권 들고 주식 던져
- 대형은행주 실적 전망 '침울'…리먼은 '상장폐지론'
- 아시아증시 구제금융 후폭풍으로 동반 급락

미 재무부가 미국 양대 국채 모기지업체 구제방안을 전격 발표했지만 주식시장 반응은 영 시원치 않았다. 특히 중소 지방은행은 처참했다. 정부 구제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데다 향후 자산 상각 및 증자, 합병 등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에서다. 18개월 안에 미국내 150개 은행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전날 뉴욕타임스 보도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공포심이 가득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 금융업종 지수는 6.1% 추가로 하락, 지난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월가 투자회사인 비리니의 라즐로 비리니 회장은 "금융시장은 지금 여기저기서 불이 났는데 어떻게 끌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시장은 정부 계획에 대해 그다지 기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 금융주의 앞날도 '산 넘어 산'이다. 대형 금융사들의 추가 상각이 예상되는 데다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어둡기 때문이다. 악성 루머로 주가가 폭락한 리먼브러더스는 '상장폐지론'까지 나왔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에도 불구하고 신용위기가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15일 아시아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한국시간 10시55분 현재 일본 닛케이지수가 1.8%, 대만 가권지수는 2.8%대 조정받았다. 한국 코스피도 2.5% 떨어졌다.

◇ 채권>주식…중소은행주는 '버려'= 전날 정부 구제책 발표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는 이날 장초반 각각 32%, 27%까지 급등했지만 추가 손실에 대한 우려로 각각 5.1%, 8.3% 하락한 채 마감했다.

정부 구제안으로 채권자들은 보호를 받을지언정 주주들은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무엇보다 이날 금융주 하락을 이끈 것은 지방은행이었다. 재무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지방은행의 손실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며 큰폭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중소은행주를 무참히 내던졌다. 유타주 지역 은행 자이언스 뱅코프는 골드만삭스가 투자 등급을 '매도'로 하향하면서 주가가 23% 내려앉았다. 퍼스트 호라이즌 내셔널 코프는 25%나 떨어졌고 클리블랜드 소재 내셔널씨티는 파산설로 인한 주가급락으로 한때 거래가 정지됐다.

미 최대 저축 대부업체인 워싱턴 뮤추얼은 하루새 35% 가까이 폭락했다. 리먼브러더스가 "250억 달러의 모기지 부실을 포함한 280억달러의 손실로 추가 자본조달에 나서야 할 것"이란 암울한 보고서를 내놓자 주가는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리먼브러더스는 시장에 확산된 악성 루머를 잠재우기 위해 아예 상장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리먼브러더스는 최근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올들어 주가가 79% 급락했다.

조사기관인 폭스-피트 켈톤의 데이비트 트론 애널리스트는 "주식이 공개 상장되면서 리먼의 위기가 초래됐다"며 "최선의 선택은 주식 비공개회사(비상장사)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된 주식이 없다면 투기적인 매도도 없을 것이며 루머가 유포될 근거도 없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 대형주 줄줄이 실적발표 '침울' = 미 정부의 적극적인 구제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주들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됐다.

비리니 회장은 이날 "금융주 추가 하락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금융주에서 거리를 두고 포트폴리오 비중도 낮게 잡아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때인만큼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적 대응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남은 한주와 다음주는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에 따른 시련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CNN머니는 "2분기 대형은행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씨티그룹과 메릴린치가 추가로 자산을 상각할 전망"이라며 "모기지보증업체 문제로 은행주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고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웰스파고와 JP모간체이스의 실적이 전년대비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웰스파고 16일 오전에, JP모간은 17일에 2분기 실적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주도 우울하긴 마찬가지다. 21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익이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2일 실적을 발표할 와코비아는 지난주 "2분기 손실이 26억~28억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에드워드존스의 톰 커스팅 금융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환경에선 누구도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모기지자산 + 추가상각 '눈덩이' = 모기지시장의 혼란 역시 여전히 은행주를 짓누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과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모기지 투자 때문에 금융주들이 향후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씨티그룹은 보유한 1조1000억달러 상당의 불투명 자산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씨티그룹이 자산현황을 발표했지만 자료에는 모기지담보증권,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1조1000억달러 상당의 장부외 자산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오는 18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 재무부와 연준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구제하겠다고 나섰지만 은행들이 이 두회사가 판매한 모기지백증권을 1조달러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갔다면 은행들은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해야 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에도 일부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릴린치는 블랙록 또는 블룸버그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초 오펜하이머의 메러디스 휘트니는 애널리스트는 "메릴린치는 58억 달러, 씨티는 122억 달러의 자산을 상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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